이동순
 

가슴속에 무슨 슬픔
그리도 많아
섬이여
너는 온종일 눈물에 젖어 있는가
전설은 몽돌처럼
수만 년 물결에 쓸리고 쓸려
다 닳은 얼굴로 덜그럭덜그럭 중얼거리며 뒹굴고
그대의 가슴뼈는
해풍에 시달려고 시달려
하얀 촛대처럼 빛 바래졌는데
등대는 무슨 기막힌 사연 전해 주려고
긴 밤 꼬박 지새우며
불 깜빡이는가
...................................................................

쓸데 없는 생각, 부질없는 잡념, 갈등, 아집이나 미련 등
모든 잡다한 상념들을 통틀어 번뇌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번뇌는 내가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번뇌가 혼자 저절로 생겼는지를...


마치 연못 바닥의 진흙과 같아서
내가 헤집어 놓지만 않으면 마음을 흐리는 일이 없답니다.


살다 보면 켜켜히 쌓이는 바닥의 진흙이야 어쩔수 없겠지만
굳이 내 손으로 휘저어 자꾸만
내 맑은 영혼을 흐리게 만들지는 마세요.
그리고 날을 잡아서 한 번쯤 바닥청소를 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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