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물 한 잔


                                 박철


우리가 기쁜 일이 한두 가지이겠냐마는
그 중의 제일은
맑은 물 한 잔 마시는 일
맑은 물 한 잔 따라주는 일
그리고
당신 얼굴을 바라보는 일
............................................................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냐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다면
그 길이 맞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항상 기도하라고 했다.
내가 옳게 가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하니...


기도는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다.
내게 허락된 모든 것이 다 감사이니
감사기도가 전부라고...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이냐고 물었다.
게으름과 무지는 죄인 것 같아서
그렇게 살지만 않으면 될 거라고...


그렇게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온 힘을 다 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마음자리 닦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마음자리 닦는 일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다.
사랑하는 거라고
진심을 다 해서 온 마음으로
먼저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을
정성스럽게 하는 거라고...


누구나 다 사랑하면 되는 거냐고 물었다.
물론 구별해야 한다고
지혜를 구하고 분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늘 감사하다고 기도하고
제 몸과 마음자리 닦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지혜를 구하고, 잘 구별하여
허락된 삶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길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길이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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