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함민복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
선잠을 채 털어내지도 못한 채
허둥지둥 아침상을 차리다
문득 가슴팍이 시려온다.
김치, 계란부침, 김, 된장찌개...
변변히 차릴 것 없는 식탁
그래도 함께 둘러앉은 귀한 시간이
고맙고 고맙다.
'많이 먹어...'
어렵게 건낸 말에
잘 여문 짧막한 대답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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