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오비 (空一烏飛)


                                       유재영


며칠째 이어지는 내몽고 황사바람 속을 뚫고
지도도 없이 맑은 하늘 찾겠다고 나서는 어린 새
자꾸만 목이 마른,
....................................................................

목줄기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가슴팍이 쩍쩍 갈라져 앙상한 갈비뼈가 드러날 때쯤
따스한 온기 품은 봄 비가 달게 내렸다.


삶은
목표도 속도도 아닌
방향이라며?


가슴에 믿음 하나 품은 것은 덤
오늘 얻은 새 삶도 어찌보면 덤


어깨가 절로 들썩
우쭐 우쭐


이제 허리띠 동여매고
잰 발걸음을 옮길 차례


해를 향해 돌아앉아

마주 보고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아침

'명시 감상 5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이도... 찔레꽃 이야기   (0) 2013.06.04
문태준... 하늘궁전  (0) 2013.06.03
함민복... 만찬  (0) 2013.05.31
황지우... 신 벗고 들어가는 그곳  (0) 2013.05.30
김민정... 시인은  (0) 2013.05.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