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경(三四更)


                            고은


천 번 만 번 어두운 밤중
저 혼자 울부짖어서
꽃 한 송이는 핍니다.
그 옆에서
붉은 꽃 한 송이도 벙어리로 핍니다.
...........................................................

전장에서 돌아온 남편을 상처주지 말길...
그는 이미 많은 상처를 입었으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의 치료와 잠시의 휴식과 위로일텐데ᆢ


내가 얼마나 많이 참았는 줄 아냐고 날을 새워 겨눈다면 그는 어찌해야 할까?
너는 무엇을 위해 그 세월을 그렇게 참고 살았는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참아야하는 시간...
결국 다 지나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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