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고 없고
이병률
혼자 보내서 어떡하나 했다
가는 것은 가는 것이나
가고 마는 것은 또 어쩌나 했다
안경을 걸치건
눌러 쓴 글씨는
자국이라도 남기겠지만
그러겠지만
지나는 것은 지나는 것이리
보이지 않는 것은 애써 덮은 것이리
있고 없고를 떠난 세상으로
또 오지 않을까 했다
찬란을 만들지 않을까 했다
슴슴한 눈발이라도
서랍 속으로 뜨겁게 서랍 속으로 내리지 않을까 했다
....................................................................................
이승과 저승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 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정도인 것은 알지.
언젠가부터 이별이 많이 익숙해졌다.
한 번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으니
좀 서운하기는 하다.
아주 가끔은 그리울 때도 있더라.
오늘 또 한 분과 이별했다.
평생 잘 놀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잘 사신 분이라
아쉬울 것은 없다.
마지막 가시는 길
배웅은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이 좀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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