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림


                          박철


새해가 오고 새봄이 오고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는 않으리
당신이 내 마음에 새겨 준 꽃그림 문신 하나
그 푸르른 자국을 지우진 못하리
누군들 좋아 어둔 골목길에 기대어 섰고
누군들 좋아 빈손 저어가며 사랑을 노래하랴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의 한가운데
잡을 수 없는 바람이 맡기고 산 삶을 살다가
당신이 잠시 잠을 일깨워 푸른 햇살을 보다가
나 다시 그 깊은 잠으로 돌아가니
지우지 못해도 슬퍼하지는 않으리
먼 훗날 내게 묻는 이 있어
꽃그림의 주인을 찾으면
젖은 얼굴 가득 기쁨을 숨기지 않으며
나 당신의 이름을 불러 보리
......................................................................

잘 가라.
한 때나마 너로 인해 즐거웠다.
너로 인해 살아있음에 행복함을,
내게 주신 것에 감사함을 아는구나.
꽃 피는 것 참 잠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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