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언어


                  신동엽

 

외치지 마세요
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 버려요.


조용히
될수록 당신의 자리를
아래로 낮추세요.


그리구 기다려 보세요.
모여들 와도


하거든 바닥에서부터
가슴으로 머리로
속속들이 구비돌아 적셔 보세요.


허잘 것 없는 일로 지난 날
언어들을 고되게
부려만 먹었군요.


때는 와요.
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
이야기할 때


하지만
그때까진
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
채워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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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누라 말투 보소
내 평생 된 것이 없는 이유가
저 부정적인 말투여
뭣은 이래서 안되고 뭣은 저래서 안되고...
저 주둥이가
사나이가 뭘 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 꺾어버려
시벌...


늘 말이 앞서던 사내의 술푸념
술냄새가 역하게 밴 쉰소리를 듣는 내내,
더 낼 안주거리도 없는 주방에서
입이 댓발나온 아낙네는
지겨운 일상을 중얼거림으로 되새김질하면서
거실에 퍼질러진 사내를 흘깃흘깃 째려보면서
가스불을 켰다 껐다하고
프라이팬을 들었다 놨다하고
부엌칼을 들었다 놨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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