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살아있으면, 살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는 게 인연이지
어쩌면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지
좋은 인연이 얼마나
드물고 귀한 것인지
헤어지고 나서야 알지
보내고 나서야 알지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을 알고서야
영영 아주 이별 하고서야 알지
'명시 감상 6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영랑... 땅거미 (0) | 2014.10.16 |
---|---|
김현승... 가을의 기도 (0) | 2014.10.01 |
신진호... 친구가 화장실에 갔을 때 (0) | 2014.09.30 |
신동엽... 좋은 언어 (0) | 2014.09.17 |
이규리... 수평선 (0) | 2014.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