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이선명


종이를 접어 날리는 습관이 생겼다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종이 접어
그대도 바라보고 있을 저 하늘에
그대를 꿈꾸며 나를 보낸다


그대의 마음 가에 닿지 못하고
금세 내 그리움 속으로 곤두박질 치는
기운 사랑만을 쫓아 바닥으로 떨어진 종이 눈물
저 나약한 비행기가 그녀에게 갈 수 없음을 나는 안다


하지만 사랑이란 포기 할 수 없는 절망
오늘도 나는 부치지 못할 편지를 종이 접어 그대에게 날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오직 이것뿐
깊어 가는 마음만 하늘을 날아간다

......................................................................

끝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어느 가을녘 하늘,
그 푸르름이 끝없이 넓고 깊어
투명에 가깝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하늘
그 어디에도 날아가는 것들의 자취조차 없다.


모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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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내가 죽고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눈부신 가을 날의 푸르름을 이보다 더
명징하고 멋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꽃이 아름다운 것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요,
우리네 청춘이 아름다운 것도 이 때문이리니

그래, 이 가을 눈물 나도록 그리운 이가 있다면
저 높푸른 하늘 한가운데 뭉게구름 한 덩이로 그려놓고
죽도록 그리워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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