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굿 3
김초혜
잊어버리자 해도
여러해살이 종기처럼
전신 발열을 일으키는
시들지 않는
나의 전체
그대 허락지 않은 땅에
피로 거른 눈물로
꽃을 피우는
헛된 영혼의 나들이
너는 나의 칼
원하면 원할수록
치사량(致死量)의 피가 흐르고
가면 가는 만큼
물러서는 그대
살아 못하면
죽어 하리라는
순백의 눈물도 되는
나의 가엾음.
사랑굿 4
나는 너에게
누가 알면 큰일나는
겹도록 감추어 둔
비밀이고 싶다
종일을 숨어
그대 생각해도
마음 한금 건드리지 못하고
가난하고 약해지는
뚝 뚝 눈물이 되는 버릇
남은 살 몇 점
더 태워
뼈인 발목 절룩이며
울고 섰는데
거울 앞에 서지 않는
너의 피곤한 미혹(迷惑)
그대
숨막히는 냉정함의
절대한 그리움을
주저앉히진 못할지라도
가거든 아니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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