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편지  
 

                          김명은


그대에게 나에게
오가지 못한 말
부딪치지 못한 눈빛
저 달이 머금었다 했습니다


먹구름 가득 낀 날
그믐밤은 어쩌라고
슬픔의 진주
희망을 잡은 듯 하셔요


자다 깬 달콤한 꿈
다시 누우면 그 꿈 아득하여
아쉬움 남는 일
겨울날 바람꽃 만큼입니다


달빛 비추는 세상에는
단 한사람 때문에 잠들지 못한
애처로운 가슴 하도 많아


하얀 입김이 끌고 다니던
나의 어둔 그림자
그대 밟는 새벽길
차가운 이슬로 내려앉았습니다

...................................................................

오늘 새벽엔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았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렸다.
다시 꽁꽁 싸맨 걸음 걸음...


날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건,
바싹 마른 나뭇가지 속에 움이 그렇고,
살짝 들 뜬 땅속에 새싹이 그렇고,
매서운 독기가 좀 가신 새벽 바람이 그렇다.


오랜 기다림의 싹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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