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산 길을 오르다
목탁
메마른 산 길을 오르다
황톳빛 먼지 옴팡 뒤집어 쓰고
온 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범벅이 된 꼴이 사납다
기를 쓰고 오르다 오르다
걸음을 멈추고
넓직한 바위 위에 주저 앉았다.
얼마나 왔을까
또 어디까지 가야할까
주위를 둘러보지만
먼지 풀풀 날리는 기울어진 경사면에
엉덩이 하나 붙일만한 바위와
비스듬히 서서 지탱하고 있는 잡목과
이유없이 우거진 풀, 잡풀...
이젠 그만 내려가야겠다
족쇄 한 덩이 찬 것만큼이나 무거워진 발걸음이
주루룩 미끌려 내리다
주먹만한 돌덩이 하나가 발길에 투~욱 채였다.
데구르르 데굴 데굴 데구르르...
내리막 경사진 길에
흙먼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이리저리 사방으로 굴러내리는 돌멩이들을
눈으로만 바삐 쫓는다.
항상 피하고자 하였음을 깨닫는 순간,
무엇엔가 쫓기듯 뒤를 돌아 보았다.
자잘한 흙먼지만 나즈막히 깔린 언덕진 길
지금 다시 발길을 돌려 오르려 한 들
그것이 내게 무슨 의미인가?
짧은 탄식이 터지며
안타까움이 푸른 잉크처럼 퍼진다.
가슴팍 한가운데가 얼음을 댄 것처럼 시려온다.
그래,
오늘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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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일지 모를 우리 삶은 끊임없이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때마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무엇이 옳은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그 선택을 믿고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멈추지 마라. 계속 구하고 고뇌하고 사색하라.
자신의 길에 올곧게 서게 될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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