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여름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
어두워진 창밖
빗소리 요란해지고
흙 비린내 물 비린내 창문 틈으로
솔솔 스며든다
곧 천둥 번개조차 요란할테지만
그저 창문 너머의 일
안전하게 비 피할 수 있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자세를 고쳐 앉는다.
일상의 소리에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하지만 그 소리의 소중함을 깨닫기엔
까마득하기만한 청력
흐려져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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