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라의 어린이
오탁번
새벽별 이울기도 전에 잠이 깬
갓 육십 된 새 나라의 어린이가
몇 백 살 먹은 느티나무에게 아침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냐 오냐
단풍 든 느티나무 잎이 막 떨어진다
달걀 한 꾸러미 장에 내다 팔아서
할아버지 장수연(長壽煙)과 유엔성냥을 사오던
새 나라의 착한 어린이!
몇 백 년 된 검버섯 할아버지의
왕겨빛 구레나룻이
낙낙한 삼베적삼 같이 막 흩날린다
...........................................................
안개 끼고, 흐리고,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모두 우리 일상입니다.
그 시간이 다 지나야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되지요.
그 소중한 일상이 우리 삶의 전부입니다.
또 이렇게 맑고 눈부신 하루가 반겨 오시네요...
감사가 어쩌면 나중 오는 것이네요...
견딜 수 있을만큼의 고난의 시간이 지나야
나중 오는 것.
실은 어느 무엇보다 먼저여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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