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

흘린 눈물만큼
아픈만큼 알게 되는 거 맞다.
맞다.
남아있는 눈물이 이렇게 많았던가?
소매로 베갯잇으로 스며
흔적은 사라지는데
가슴엔 불이 붙는다.


얼마나 겪어야 이 아픔이
얼마나 아파야 이 고통이
끝 날까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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