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며 울었다
한두이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를 보며 울었다.
엄마와 살자니 아빠가 안됐고
아빠와 살자니 엄마가 가여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빌리.
그 애가 불쌍해서 운 게 아니고
그 애가 부러워서 울었다.
엄마랑 살까? 하니 엄마가 돌아앉고
아빠랑 살까? 하니 아빠가 먼눈팔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그 애가 부러워서 울다가
내가 불쌍해서 울었다.
..............................................................................
아이들과 발씨름을 하다가 아이의 사소한 발길질에도
내가 자꾸만 맥없이 홀랑 뒤집어진다.
그 모양새가 우스운지 아이들이 배때기를 쥐고 웃는데
나는 자꾸만 눈물이 흘러 멈출 수가 없다.
'아빠 슬퍼?' 하고 묻는 아이의 물음에
내가 자꾸만 뒤집어지니 억울해서 운다고
핑계김에 대놓고 줄줄 울었다.
아이가 건넨 수건이 다 젖도록
나는 자꾸만 울고 또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