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날들의 기억
박민수
아픈 날들의 기억은
기쁜 날들을 위해 아름답다
오늘 아침 깨어나
집 앞 가까이 흐르는 긴 강줄기 바라보다가 문득
젊은 날 가슴을 얼싸안고
온몸으로 눈물을 흘리던 때가 기억났다
사는 것이 모두 아픔이던 시절 나의 눈물은
걷잡을 수 없는 긴 강물이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울게 했는지 모르지만
이 아침 문득 그 눈물의 기억이
내 생명의 파도가 되어 봄날처럼 따뜻하다
아픈 날 눈물이 있었기에
그 눈물로 슬픔의 벽을 넘을 수 있었으리
아픈 날들의 기억은 진정
기쁜 날들을 위해 아름답다
..................................................................................
한동안 한 줄의 글도 써내지 못했다.
어딘가가 꽉 막혀버린 배수구.
갇힌 물은 오도가도 못하고,
배수구는 계속 구정물을 토하기만 한다.
배수관 속에 오랜동안 쌓인 퇴적물을 헤집으며 해묵은 반성을 한다.
이 토사물을 말끔히 치워야지
생각 없이 버린 날이 많았으니...
'명시 감상 6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 | 2015.01.22 |
---|---|
이상국... 라면 먹는 저녁 (0) | 2015.01.22 |
이생진... 벌레 먹은 나뭇잎 (0) | 2014.12.24 |
김종해... 가을에는 떠나리라 (0) | 2014.10.23 |
김영랑... 땅거미 (0) | 2014.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