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 내가 산다

 

                                    목탁

 

든든히 버텨줄 믿을만한 기둥도 못 되고,
곤한 다리 잠깐 쉴 의자도 못 되고,
잠시 서서 기대어 볼 전봇대만도 못한,
남편...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네게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산다.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네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정다운 편지 한 줄 전하지 못하고 산다.

그래도, 네가 있어 내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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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에서 II

 

                    목탁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 기울여

시간 한잔 따라

바람 한조각 띄워 마셨다.

 

오월의 봄 햇살

그 빛나는 칼날이

나른 한 오후를

쥐도 새도 모르게 베어낼 때 쯤

 

졸음에 겨운 파도는

게으른 배 한척을

어르느라 여념이 없다.

...................................................

 

오랜만에 정동진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너무나 한가롭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며

이게 행복인가 싶었더랍니다...

 

바닷가에서 내 무릎을 베고 누워있던 아내가

시라도 한 수 지어보라고 하기에...

내리 두 편을 적어내렸지요...

가만히 들여다 보더니

마누라 왈...  "아주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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