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인생 하악하악 팔팔하게 살아보세" 이 문장에서 책에 담겨진 내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은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각 장의 엉뚱하고도 당혹스런 주제에 따라 나누어져 총 260개의 짧은 산문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조차도 낯선 인터넷 용어가 심심치 않게 나와 한번 놀라고,

우리의 생각과 일상들이 고스란히 몇 줄의 글로 압축되어 옮겨져 있어서 놀라고,

이외수 작가의 상식을 깨는 기발하고 발랄한 글에 다시 한 번 놀라고,

정태련 님의 신비로운 민물고기 그림에 또 한 번 놀란다.


늘 깨어있는 지성이지만 잘난 척 하지 않으며, 고고해지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해지거나 부족해 보이려는 지성이 있다면...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춘천에서 산다.


<들개>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던 그의 글은, <사부님 싸부님>, <벽오금학도>, <외뿔>, <괴물>, <이외수의 사색상자>, <바보바보>, <장외인간> 등 무수한 작품들로 이어지면서 어느새 무르익어, 친숙하고 편안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촌철살인의 아름다움으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세상을 향한 거침없는 날숨이 여기저기 뱉어져 있다. '하악하악' 하고픈 말을 속 시원히 다 늘어놓은 저자의 생각 주머니가 풀어 헤쳐진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단락을 읽으면 두 세번씩 생각하거나 고민하며 볼 필요가 없다.

그냥 한 번 읽고 잠시 생각하거나 잠깐 피식 웃으면 되는 글이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 게 이외수의 글이 아닌가 싶다. 


지성을 초월한 대화

모기가 스님에게 물었다. 파리가 가까이 가면 손을 휘저어 쫓으시면서 우리가 가까이 가면 무조건 때려 죽이시는 이유가 뭡니까.

스님이 대답했다. 얌마, 파리는 죽어라 하고 비는 시늉이라도 하잖아.

모기가 다시 스님에게 물었다. 그래도 불자가 어찌 살생을 한단 말입니까.

그러자 스님이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쨔샤, 남의 피 빨아 먹는 놈 죽이는 건 살생이 아니라 천도야. 철썩!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 인간

조까, 명색이 새인데 날아서 쫓아가지 미쳤다고 걸어서 쫓아가냐 - 뱁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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