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박철


아빠는 마음이 가난하여 평생 가난하였다
눈이 맑은 아이들아
너희는 마음이 부자니 부자다
엄마도 마음이 따뜻하니 부자다
넷 중에 셋이 부자니
우린 부자다
.......................................................

먹고 사는 게... 참, 만만치 않다.


연평도 포격 후, 곧 북한과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연일 군사관련 보도가 몇 달내내 뉴스 첫머리를 장식했다.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소, 돼지를 죽여 파묻었다.,


대기업은 연일 사상 최고실적 발표를 쏟아내고,
주식시장은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물가는 끝없이 올라, 서민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나빠지고,
전세대란으로 편히 살 집조차 얻기가 어렵다.


아이가 묻는다.
왜 이사를 가야하냐고...


전셋돈을 너무 많이 올려달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뒤로 감추었던 손을 펴보인다.
만원짜리 한장과 동전 한움큼...


이거 말고도 좀 더 있으니 보태서 이사 안가면 안되냐고...
울컥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라, 대답을 못하고 얼른 돌아섰다.


그런 거 아니라고...
아빠 회사가 너무 멀어서 그런거라고...
아빠가 얼마나 부잔지 모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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