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이상국
우리 어머니
처녓적 자시던 약술에 인이 박여
평생 술을 자셨는데
긴 여름날 밭일하시면서
산그늘 샘물에 술을 담가놓았다가 드실 때면
나도 덩달아 마시고는 했지요
그리고 어린 나는 솔밭에서
하늘과 꽃과 놀며 소를 먹이고
어머니는 밭고랑에서 내 모르는 소리를 저물도록 했지요
지금 내 노래의 대부분은
그 흙 묻은 어머니의 소릿자락에 닿아 있지요
.....................................................................................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산골짝엔 물이 마르고 기름진 문전옥답 잡초에 묻혀있네
고향무정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이 기막힌 정서는 도대체 어디에 닿았는지
뭉클하게 콧등을 쥐어박고 눈물을 쏙 빼더니만
가슴 한복판에 서늘하게 내려앉는다.
오늘은 목조차 메어 노래고 뭣이고 다 글렀다.
'명시 감상 6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국... 리필 (0) | 2014.02.13 |
---|---|
김종길... 고갯길 (0) | 2014.02.12 |
이병률... 생의 절반 (0) | 2014.02.07 |
김종길... 매화 (0) | 2014.02.07 |
백석...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0) | 2014.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