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길


                     김종길


시골 옛집 앞을 지나,
뒷산 등성이를,


오늘은 喪輿로 넘으시는 아버지.


낯익은 고갯길엔
마른풀 희게 우거졌고


이른봄 찬 날씨에
허허로운 솔바람 소리.


--아버지,
生前에 이 고갯길을 몇 번이나
숨차시게, 숨차시게 넘으셨던가요?
.............................................................

살아서 맺지 못하는 연이 있는가 하면
죽어서도 끊지 못하는 연이 있다.


사람 사이의 인연이란 것이
참 복잡하고도 알 수 없는 것이라
이 인연은 끈은 어디서 시작된 것이고
어디까지 이어져 있으며
또 어디서 끝이 나는지...


아, 아버지...

그럽시다.
죽어서도, 다시 태어나도 우리,
아버지, 아들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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