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열고 하늘을 보면


                                       추은희


꽃이 피고 지면서

생명의 뿌리와 뿌리가

깊게 더 깊게

진하게 더 진하게

목숨을 열고

가슴을 여는

그 진실을 이제는 알 것 같다

............................................................

매서운 한겨울 추위로 어깨 잔뜩 움츠리고
미끄러운 길을 정신 바짝차리고 걸어야 한다
한 발 한 발이 조심스럽기만하다.


하루 하루 그렇게 지나다 보니
일년이 훌쩍 지났음을 이제야 안다.


내가 이제껏 무얼하고 살았나 후회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렇게 하루 하루 무사히 살고 있음의 의미를

,
변함없이 제자리 지켜낸 내 의지를,
그 용기를,
그 힘을


어깨 한 번 쫙 펴고,
가슴 활짝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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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곡(小曲)

 

                        추은희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다음은

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

장미빛 석양이면

가슴이 뛴다.

 

심지불 돋우인

비 오는 밤은

도란도란

연인들의 이야기

 

발갛게

빈 마음이사

꿈으로 엮을까

 

해묵은 역사는

낡은 일력으로

그만이고......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그 다음

사랑을 할까

 

그 사람의 미소속에

그 사람의 꿈결속에

뛰어 들어가 볼까

올 가을은......

......................................................................

오랫만에 온 식구가 모여 북적거린다.

역시 오래간만에 찾아온 번거로움이라 반갑다.

엄마의 책장 앞을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다

아주 오래전 읽었던 책들이 나란히 꽂혀있는 게

신기하게도 한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몇 권의 시집을 꺼내들고는 펴 본다.

박정만 시집, 윤동주 시집, 이육사 시집, 조병화 시집, 이해인 시집, 허영자 시집...

한 장 한 장 접혔던 책장 속의 추억이

오롯이 펼쳐진다.

 

지금 ...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 를 들으면서

'소곡' 시 한 편을 읽고

그리운 이름에게 문자라도 한 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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