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

 

                           양성우       

 

그대 기우는 그믐달 새벽별 사이로
바람처럼 오는가 물결처럼 오는가
무수한 불변의 밤, 떨어져 쌓인
흰 꽃 밟으며 오는
그대 정든 임. 그윽한 목소리로
잠든 새 깨우고 눈물의 골짜기 가시나무 태우는
불길로 오는가, 그대 지금      
어디쯤 가까이 와서
소리없이 모닥불로 타고 있는가

..........................................................................

순식간에 눈 앞을 스쳐 지나가버린 별똥별

분명 타올랐을 것인데

지나간 흔적조차 없고

오늘따라 더 고요해진 하늘엔

흘러가는 구름 한 점도 없다.

 

만남이, 그리고 기다림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 한 순간이듯

우리도 어쩌면 이 순간만큼인지도 모른다.

 

문득 네가

지나간 가을 만큼이나 그리워진다.

 

 

 

영국 최고의 그림책 작가이면서 '찰리와 롤라' 를 탄생시킨 로렌 차일드가 잠시 방한(?) 했었는데요... 그때 예스 24 담당 기자님께서 촬영하신 영상입니다.

기다렸으므로 막차를 타지 못한다


                                                        박남준


남은 불빛이 꺼지고 가슴을 찍어 내리듯
구멍가게 셔터문이 내려지고
얼마나 흘렀을까
서성이며 발 구르던 사람들도 이젠 보이지 않고
막차는 오지 않는데
언제까지 나는 막차를 기다리는 것일까


춥다 술 취한 사내들의 유행가가 비틀거리다
빈 바람을 남기며 골목을 돌아 사라지고
막차는 오지 않을 것인데 아예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할 것처럼
발길 돌리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는 일 같은지
막차는 오지 않았던가 아니다
막차를 보낸 후에야 막차를 기다렸던 일만이
살아온 목숨 같아서 밤은 더욱 깊고
다시 막차가 오는 날에도 눈가에 습기 드리운 채
영영 두발 실을 수 없겠다.
...............................................................................

산다는 것은 어쩌면 막차를 기다리는 일...


기다렸던 것만이 가슴에 남아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돌아서지도 못하는...


알면서도 살고,
모르면서도 사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렇게 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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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cy Nancy!

 

미국 최고의 인기 그림책 캐릭터인 Fancy Nancy 의 좌충우돌 크리스마스 이야기 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낸시의 발랄함, 귀여움, 패션 감각은 가히 따를 자가 없다.

더구나 크리스마스 이니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기회가 왔는데...

낸시의 멋진 이야기, 환상적인 그림이 펼쳐진다.

 

 

 

 

 

 

 

 

 

 

 

 

 

구인사를 다녀왔다.

다음에는 꼭 적멸보궁을 가 보리라 다짐하며 내려온다.

많은 사람이 평안을 얻기를 기원했다.

 

 

 

 

 

 

 

사진찍는 모습을 찍기는 재미있는 놀이 중 하나이다...^.^...

 

 

 

 

겨울 꽃

 

                        김남조

 

1

눈길에 안고 온 꽃

눈을 털고 내밀어 주는 꽃

반은 얼음이면서

이거 뜨거워라

생명이여

언 살 갈피갈피

불씨 감추고

아프고 아리게

꽃빛 눈부시느니

 

2

겨우 안심이다

네 앞에서 울게 됨으로

나 다시 사람이 되었어

줄기 잘리고

잎은 얼어 서걱이면서

얼굴 가득 웃고 있는

겨울꽃 앞에

오랜 동안 잊었던

눈물 샘솟아

이제 나

또다시 사람 되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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