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끊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

헤어지기도 늦은 시간

오늘따라 술 기운이 얼큰하게 오른다.


세상에는 둘도 없는 친구와 함께 어깨를 곁고
유행가도 부르고, 군가도 부르고
흔들거리며, 비틀거리며, 위태롭게 세상 가운데를 가로질러 걷는다.

 

우리를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피해

다시 포장마차에 앉았다.
딱 한 잔만 더 마시기로 했다.


우리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하는 노련한 아주머니
참이슬 한 병 대신
따끈한 국물에 국수 한사발을 들이민다.


이유없는 눈물과 외로움까지 섞어

한사발 후루룩 마셔버리곤
계산도 뒤로 하고 다시 어깨동무를 한다.


조금 전보다는 덜 위태롭고
방금 전보다는 가벼워진 발걸음


우리 낳았을때도 국수를 먹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작품설명

피카소를 사랑한 4명의 여인들, 그리고 그녀들이 털어놓는 거침없는 이야기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오는 4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제 30회 2009 서울 연극제 개막작으로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원제: Picasso’s Women)>을 공연한다. <피카소의 여인들>은 ‘아비뇽의 아가씨들’ ‘게르니카’ 등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일생을 관통하며,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던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피카소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주인공이었으며, 그의 예술세계를 언급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피카소가 일생을 두고 사랑했던 여덟 명의 여인들.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에서는 특히 그 중에서도 애증관계로 서로 얽혀있었으며 피카소의 전 생애를 아우르던 여인 올가, 마리떼라즈, 프랑소와즈, 재클린 등 네명의 여인이 엄선되어, 각각 20-30분씩 할애된 모놀로그 형식의 독무대에서 피카소와의 사랑과 삶에 대해 진실되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피카소를 거쳐갔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피카소의 왕성했던 예술적 역량이 완성되기 위한 소재적인 측면에서, 즉 피카소라는 예술가를 옹호하거나 피카소라는 남자의 관점에서만 다뤄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따뜻한 피가 흐르고 영혼이 있는 독립된 인간인 네명의 여성들이 털어놓는 피카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그의 그림을 통해 알아왔던 그녀들의 모습과 위대한 예술가로서 칭송 받던 피카소의 면모와는 사뭇 다른 파격을 선사한다. 러닝 타임 2시간 15분 동안 이 네 여인은, 사랑하는 남자와 교감하고 삶을 함께 하고 싶었던 여인으로서의 바램이 무참히 짓밟히며, 예술가의 여자로서 살아가는 동안 겪었던 희열과 고통, 배반과 복수에 대한 감정을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털어놓는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한 예술가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그와의 애증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피카소와 그의 예술세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또한 예술사를 통해 왜곡되었던 여인들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그녀들을 대상으로 한 피카소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견해와 재미를 갖게 할 것이다. 
 

출연 

김성녀 (재클린 역), 서이숙 (올가 역), 배해선 (프랑소와즈 역), 이태린 (마리떼라즈 역)

제작

연출 폴 게링턴

  • 무대, 의상, 소품디자인 닉키 셔우
  • 조명디자인 고희선
  • 메이크업디자인 김유선
  • 무대감독, 제작 김지명

공연시간정보
일시: 2009년 4월 16일~2009년 4월 26일(14회) / 평일: 오후 8시 / 주말: 오후 3시 7시 30분

입장료

 

 

R석 50,000원   S석 40,000원   A석 30,000원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유리창과 마음


                              김기림

 

여보 -
내마음은 유린가봐. 겨울 하늘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체 하더니
하로밤 찬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어간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마음은 유린가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

 

감각적인, 너무나 감각적인 시어(詩語),
예민하면서도 손에 잡힐 듯 생동감 넘치는 상징과 비유.

행간을 읽어내려갈 때마다 쨍하고 금이 갈 듯하다.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작가로 이효석, 조용만 등과 함께
구인회를 창설했으며,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이기도 했던
김기림의 시 두 편이다.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사랑하는 만큼 웃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사랑을 무엇이라 말 할 수 있을까요?
정말 이렇게 사랑만 할 수 있을까요?

나의 사랑도 그랬던가요?

 

절로 사랑하고 싶어지는 시 입니다...

 

 

 

 

            2009. 4. 11~12   국립극장 하늘극장

 

l        공연시간 : 04.11 (, PM 17:00),    04.12 (, PM 15:00)

 

l        관람료 : 전석 3만원  

l        주최 : () 한국서도소리연구보존회

 

l        문의 전화 : 02-2232-5749 / 016-407-6538 /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역동적인 OICA 공인 국제모터쇼

 미래 자동차의 흐름과 방향 제시

 비교전시로 기술개발 촉진

 바이어 유치를 통한 자동차 교역 활성화

 올바른 자동차문화 정착 유도

 Beautiful Technology, Wonderful Design

 전시기간  4. 02 ~ 4. 12 (11일간)
  프레스데이  2009. 4. 2(목)             08:00~16:00
  개막식  2009. 4. 3(금)             11:00
  일반인관람  2009. 4. 3(금)             12:00~20:00
     2009. 4. 4(토) ~ 4. 12(일) 11:00~20:00
 (단, 토·일요일은 10:00~19:00)

 킨텍스(KINTEX)
(단위:원, 부가세 포함)
구분 개인 단체 비고
현장 예매
일반인 9,000 7,000 - 단체는 30명이상 학생에 한함.
단, 인솔교사가 조직위원회를
통해 직접 구입해야 함.
대학생 9,000 7,000 7,000
초중고생 6,000 4,000 4,000
국가유공자, 군.경, 장애인, 경로자 6,000 4,000 -
2009. 3. 2(월) ~ 3. 20(금) 까지 (단, 단체는 예매 불가)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詩)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異國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라이너 마리

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요즘 자꾸만 윤동주 시가 눈에 걸린다.
가을이 배경이라 가을 어느 한 녘에 어울릴 것 같은데,
봄이 올 것만 같은(?)
이런 안개 자욱한 아침에도 잘 어울린다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