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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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최순실관련 대국민담화에서
대국민사과와 검찰수사 혹은 특검까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좀처럼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하려고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자괴감마저 든다고 울먹이며
담화내용을 적은 종이를 띄엄띄엄 읽어 내려간다.
그 모습만 봐도 달라질 게 별로 없어보인다.
사과는 제때에 구체적으로 진정성을 담아야하는데 오늘의 대국민사과는 그렇지 못했다.
이번 사태의 관련자들의 범죄사실이 있다면 명백히 밝혀 처벌을 하면 된다지만,
현정권을 믿었던 국민들의 실망감과 배신감은 어찌할까?
그깟 권력이 뭐라고 내려놓지 못하고 감추고 속이려고만 하는지...
안타까울뿐이다.
이 좋은 가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