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사러 가는 길

 

                                        이정란
 

무궁화 악기점 진열대에 첼로가 서 있다
유리창에 이마를 들이대고
초롱한 눈빛으로 창 밖 거리의 악보를 읽는다
첼로의 느슨한 줄이 내 눈길 쪽으로 당겨지자
도시의 오후가 팽팽해지고
음을 맞추는 소리 붕붕거린다
유리창 안에 어른거리던 노래의 한쪽 문이
열리고 파도치듯 흘러나온
세바스찬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이
가을비에 떨어진 은행잎의 속살 속으로
아득히 젖어든다
생의 한 줄이 끊어진 사람들의
잃어버린 음표가
굵어지는 빗소리에 떠내려간다
부르튼 손가락으로 슬픔을 짚어 가는
얼굴들을 매단 낡은 악상 한 대
신호등에 걸려 주춤거린다
마지막 한 소절을 향해 달려간다
누군가 가슴줄을 뜯고 있을 때
소리를 잃은 관악기들이 목쉰 울음을 꺾어
삼키며 지하에 웅크려 선잠을 잔다

................................................................

 

요즘 통기타를 한 대 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있는 기타도 제대로 퉁길 일이 없이
거치대에 늘상 멀거니 서 있는데 말이다.
이제와서 특별히 소용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갖고 싶은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딱 눈에 들어온 기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통기타 소리가 그립고
통기타의 울림을 가슴팍으로 듣고 싶고

 

그립다.

 

그래...
세바스찬 바하의 무반주 협주곡도 듣고 싶다.

 

그러고 보니....
DSLR 카메라도 한 대 갖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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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ni - Live At The Acropolis

 

그리스 역사, 문화의 산실 아크로폴리스에서 뉴욕필하모닉과 세계적인 스태프, 연주가들과의 협연이 이루어진, 그 자체만으로도 세기의 실황공연이었던 야니의 'Live At The Acropolis'

그의 환상적인 곡들과 연주도 볼거리지만, 세계 최고의 연주가들의 연주와 하모니,

세계 최고의 무대를 꾸미는 스태프들의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명반이다...

반드시 DVD 로 소장해야 할 최고의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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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리꾼 장사익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찔레꽃향기가득한세상 원글보기
메모 :

제 10회 허균. 허난설현 문화제

 

9월 20일 초당 솔밭 음악회

오후 6시 30분 ~~ 9시 까지

 

1부  허균. 허난설현 시낭송회

1부  장사익 선생님 공연  (7시 30분 출연)

 

문의 전화 033- 652-2580

출처 : 소리꾼 장사익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해미/김금 원글보기
메모 :

 기다림

 

                        김종목
 

기다린다는 것은

잠시 허망에 빠지는 일이다.

그가 오리라는 확신이 차츰 허물어지며

통로 저쪽 문 밖까지 나가 선 나의 간절함이

차츰 아픔으로 기울어진다.

쓸쓸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

석양이 얼비치던 창도 커피색이다.

오리라는 기약이 있었던가

잠시 나의 기억을 의심해 본다.

시간은 굴삭기처럼 가슴을 파고 들고

점점 내 앞자리의 빈 공간이 더 커진다.

쓴 커피를 다시 한 잔 시키고

부질없이 성냥개비를 분질러 숫자를 세고

지나간 날들이 다 헐릴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기다린다는 것은

숨통을 끊는 일이다.

때로는 기쁨으로 가슴 설레다가

차츰 커피잔이 식듯 아픔과 쓰라림과 절망으로 이어지는

형벌 같은 것.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절절함 속에서

모질게도 단련되고 길들여지는지.

오늘도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기다림을 놓아둔 채 찻집을 나선다.

저 어두운 밤하늘의 별처럼

꺼질 듯 꺼질 듯한 사랑을

애틋하게, 애틋하게 바라보면서.

....................................................

가슴이 저려옵니다.

당신을 애타게 기다렸던 그 시간들,

그 시간을 돌이킬 수 없는 이 순간들,

가물가물 꺼져가는 그 아픈 기억들,

가공할만한 시간의 파괴력으로

그 기억들이 꺼져가고 있지만,

아직 내 가슴이 이토록 시린 까닭은

아직 이 세상에서 함께 숨쉬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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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습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한 모금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문득 고백하고 싶었어
    봄이 온다면
    날마다 그녀가 차리는 아침 식탁
    내 영혼
    푸른 채소 한 잎으로 놓이겠다고


    가벼운 손짓 한번에도
    점화되는 영혼의 불꽃
    그대는 알고 있을까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 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아직도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이게 바로 기적이라는 건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가을이 오면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자락으로 걸어 두겠네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글.그림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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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어린왕자의 들꽃 사랑마을
글쓴이 : 뽀 야 원글보기
메모 :

Lindsay Lo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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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ney Spea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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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스트 드레서
글쓴이 : La Bella Vit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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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우산

   

                           김종해 
   
비를 가리기 위해 우산을 펴면
빗방울 같은 서정시 같은 우산 속으로
바람이 불고
하늘은 우리들 우산 안에 들어와 있다
잠시 접혀있는 우리들의 사랑 같은
우산을 펴면
우산 안에서 우리는 서로 젖지 않기
외로움으로부터 슬픔으로부터 서로 젖지 않기
물결 위로 혹은 꿈 위로 얕게 튀어오르는
빗방울 같은 우리 시대의 사랑법 같은
우산을 받쳐 들고
비오는 날 우산 안에서
서로를 향해 달려가기
비는 내려서 우리의 마음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흘러가지만
정작 젖는 것은 우리들의 여린 마음이다
우산 하나로 이 빗속에서
무엇을 가리랴
젖지 않는 꿈, 젖지 않는 희망을
누가 간직하랴
비를 가리기 위해 우산을 펴면
물방울 같은 서정시 같은 우산 속으로
바람이 불고
하늘은 우산만큼 작아져서 정답다
아직 우리에게 사랑이 남아 있는 한
한번도 꺼내 쓰지 않은
하늘 같은 우산 하나
누구에게나 있다

...........................................................

가을비 주룩주룩 내리는 9월 첫날 아침,
금세 가을이 다가서버려 괜히 마음 허전한 날,

 

김종해 님의 시를 읽고 나니
내리는 빗방울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비에 젖은 우산 툴툴 털고 들어서면
나와 함께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찻집 한 구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마음이 서둡니다.

 

우리 가슴속에 사랑이 남아 있는 한,
그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한,
하늘같은 우산 하나 간직하고 있으니
더욱 마음 든든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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