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나무의 농사
문태준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뜨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어진다
산수유나무가 농부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
끌어모으면 벌써 노란 좁쌀 다섯되 무게의 그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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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어디 한 번에 다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한 발 한 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되겠지...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그걸 꽃이 핀 걸 보고서야 알았는데...
그런가 싶으면 또
온 등짝이 시릴만큼
날이 춥다.
오늘도 그런 날이어서
봄이 오긴 왔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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