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

 

                                                             김사인

 


추운 하루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눈과 추위가 어쩌면 올 겨울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새삼 정겹게 느껴볼 여유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녁 무렵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세수를 하다가 문득,

물이 따뜻해진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에 물을 담고 불을 때면 불의 정(精)이라고 해야 맞을 기운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불이 물속에 담기는 것입니다. ‘불이 든 물’이 바로 물의 따뜻함인 것이지요.

물에 손을 담그면 불기운이 손을 통해 내 몸으로 옮아오는 것이겠지요.

 
물론 물리학의 초보적인 상식으로 다 설명이 될 사소한 일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관습화된 알음알이와 설명들이 순간의 싱싱한 신기함을, 작용 그 자체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실은 물이란 것도 손으로 만져보노라면, 참 신기하고 이상한 존재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쨌든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면서, 기적이다 신비다 하는 것이

멀리 오묘한 구석에 숨어 있는 어떤 것이 아니고 우리 생의 흔하고 하찮은 매 순간들,

천지간의 모든 유정과 무정들, 크고 작은 모든 인연이야말로 실은

기적이요 신비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전문)

 [1986.3.1.]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영원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물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은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조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때론 약간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을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지나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가지 계속 되길 바란다.

나는 때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마음을 지울 줄도 알것이다.
때로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침대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도 있고,

아첨같은 양보는 싫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을 갖기를 바란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지 못하더라도 곤란을 벗어나려고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지 않을 것이다.
오해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푸진 않게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의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때는 백자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사람을 사랑 한다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리라.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것이며,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리라.

 

어쩌면 모든 게 이대로 머물 수도 있어.
아마 파울라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홀로 하늘에 떠 있다가
어느 날 불쑥 내려올지 몰라.
어쩌면.
하지만 인생이란 종종
눈송이와 같지.
하늘과 땅 사이를 맴돌며
언제까지나 바닥에 내려앉지 않을
것처럼만 보이는.

사실은 이래.
어떤 눈송이든 언젠가는
땅에 떨어져.
알고 보면
삶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고,
따분한 시간들도 어느 날
따분하지 않게 돼.
외로움이 짐을 꾸려 자기가 살던
거친 들판으로 돌아가게 되면.
 
           - '파울라 날다' 본문 중에서 -

 

 목숨을 걸고 적군의 대장을 죽인 유딧,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아비가일 등

 지혜롭고 용감한 여성들이 엮어 내는 도전과 승리!

《이브의 딸들》은 고대 이스라엘 여성들 중 현재 우리 아이들이 본받을 만한 인물에 대해 쓴 책이다. 특히 구약 성경에 나오는 여성들이 중심이 되었는데, 구약 성경에는 용감하고 현명할 뿐만 아니라 과감한 결단력을 지닌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이 여성들은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혜와 용기로 자신을 억압하는 권력에 맞서 신념을 지켰다. 이 책에 나타난 여성들의 정신적인 고뇌와 승리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도 실감나게 전해질 것이다.


  생생하게 되살아난 수천 년 전 여성들의 생각과 감정


  이 책은 릴리언 해머 로스가 구약 성경 이야기에 문학적인 상상력을 덧입혀 재구성한 것이다. 목숨을 걸고 적군의 대장을 죽인 유딧, 여자의 재산권을 요구한 슬롭핫의 딸들부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슬기롭게 동생 모세를 구해 낸 미리암,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 아비가일까지, 위대한 여성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와 다름없는 감성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고대 여성들의 생각과 감정을 생생하게 되살려 낸 글은, 이미 이 여성들을 알고 있던 아이들은 물론,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도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또한 풍부한 색채를 지닌 키라 타이스의 그림은 이야기에 감동을 더하며, 이야기마다 덧붙인, 배경에 대한 설명글은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중국의 안데르센이라 칭송되는 장텐이의 판타지 동화 '요술 호리병박의 비밀' 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국민동화라 할 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아주 코믹, 발랄한 왕지성 씨의 그림이 더해져...

그럴싸한 동화책 한권이 완성되었습니다....

왕바오가 어느 날 만나게 된 요술 호리병박은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준다는 신비의 바로 그것이었는데요...

알라딘의 요술램프보다 훨씬 유용한 - 왜냐하면... 같이 소원을 들어주지만 얘는 회수제한이 없으니까요^^ -  

로또보다 나은 요술 호리병박을 어디다 어떻게 쓰지???

여러분들도 이런 행운(?)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다면 누구나 고민하겠지요?

무슨 일 부터 시킬까요? ㅎㅎ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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