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告白)


                  피천득


정열
투쟁
크라이맥스
그런 말들이 멀어져 가고


풍경화
아베 마리아
스피노자
이런 말들이 가까이 오다


해탈 기다려지는
어느날 오후
걸어가는 젊은 몸매를
바라다본다.

................................................

 

늘 우리 곁에 계실 것 같던 어른들이
한 분, 두 분 우리 곁을 떠납니다.
사실 어찌보면 너무나 자연스런 일이지만...
한 세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짧막한 한 줄의 글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인의 촌철살인(寸鐵殺人)


달콤한 한 마디의 고백(告白)
쌉싸름한 한 마디의 고백(告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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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 (水蓮)

 

                                        목탁

 

너를 보고 부끄럽지 않을 이가 있을까

너를 마주하고 기쁘지 않을 이가 있을까?

 

무(無)의 깨달음을 알지 못하여도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여도

너를 보고 마주하며

부끄러워알고

기뻐할 안다면

 

사람이다

그걸로 족(足)하다

 

가진 것이라곤 마음뿐인 내가

네게 눈물을 바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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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람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극적인 사랑의 노래가 있을까 싶다가도
혼자서 웅얼거리며 뒤돌아 고개를 떨군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싸늘한
시인의 사랑고백...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밤...
밤이 새도록 눈물로 편지를 쓰고 또 지우고 했던
그 아픈 시간을 위로해 주던 시인의 한마디...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나의 사람아... '

 

'그대가 있어  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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