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은 것은


                                       이생진


먼 섬 우이도
그 섬에 가고 싶은 것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그리움
그것이 무쇠 같은 침묵을 끌어간다


한번도 보지 못하고
돌아왔음에도
너를 본 것처럼 시를 쓰는 것은
너도 그렇게 쓴 시를 읽어주고 싶어
바닷가를 걸었다는 이야기
그것이 잔잔한 파도소리로 이어질 때
내 가슴도 덩달아 울었다는 이야기
시는 그렇게 서로 부딪치는 이야기라고...

.....................................................................

우리나라 유일의 모래언덕 (沙丘)가 펼쳐진 곳이 우이도란다.
다도해 맨 끝자락의 전남 신안 도초에 있는 자그마한 섬.

그 섬에 가보고 싶다.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병화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

살아있으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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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병 시인의 영원한 반려자 목순옥 여사가 별세했다.

 

 

 

 

언젠가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포스팅하면서 목여사님 얘기를 올렸던 것이 기억난다.

 

 

모 문학회 시상식 자리에 참석하셨던 것을 기억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더니, 낯을 기억하시겠다는 듯,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꼭 잡으신다.

 

'선생님, 건강하시죠? ... 사실은 저도 '목' 가예요. ㅇㅇ이예요...'

 

금세 눈가가 글썽해진 선생님은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시면서 원망스럽게 말씀하셨다.

'에그... 왜 목가니...' '왜... 하필 목가니...'

나도 눈가가 뜨끈해졌던 기억, 선생님의 그때 얼굴이 고스란히 떠오른다.

 

편안히 귀천하셔서 가서 아름다웠다고 천상병 시인과 말씀 나누세요...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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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 패션디자이너이고 세계 패션계의 거목인 앙드레 김이 8월 12일 지병으로 타계했다.

 

1935년 생인 앙드레김은 패션계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계의 거목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은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그가 즐겨입었던 순백의 의상과 '김봉남' 이라는 그의 본명, 외국어를 많이 쓰는 독특한 어투 등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만큼 하나의 문화계 아이콘이었기에 그의 부재가, 그의 빈자리가 이제 너무 커 보인다.

 

 

더구나 최고의 연예인만이 설 수 있다는 앙드레 김 패션쇼...

그의 열정과 그의 예술혼이 늘상 빛나던 그의 무대는 세계 문화계의 하나의 중심코드로 자리매김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앙드레김만의 디자인 스타일과 패션에 대한 열정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화 수준을 한단계 올렸음은 다시 재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앙드레김 선생님...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형면하세요...

 

 

 

 

 

 

 

 

 

 

로키산맥, 캘거리를 지나 차로 12시간을 운전해서 벤쿠버까지 넘어갔다.  

힘들었지만 로키산맥를 제대로 보려면 자동차로 넘어가야된다고 한 이유를 알게 됨.

 

 

 

 설악산을 참 좋아했는데 세계적인 로키산맥을 보고 설악산 얘기 못하겠다.

 캘거리를 지나며, 동계올림픽이 열렸던곳  노란색은 유채꽃이야.

온 들판이 노란색.

여기는 식용유를 모두 유채기름을 쓴다. 

 

 조카사위가 교환교수로 있는 미국 오리건주주립의과대학 전망대 케이블카타고 관광할정도로 크더라.

세계 최초로 인공심장을 발명했다는 교수가 조카사위 보스라고 하더라.

조카사위 덕에 아무나 못들어가는 연구실까지 호강했다.

 

 영화 투와일라잇의 배경이 된 곳 전망대에서 ..... 

우리공주님들과 매일 내옆에서 코고는 아저씨.

 시애틀에서 8시간 거리에 있는 사막이다 . 해변하고 접하고 있어서 멋잇었지만 사막바람이 장난아니야.

한여름인데도 쪼리 신고갔다가 발시리고 춥고 얼어죽을뻔 했음.

 

 영화 투와일라잇에서 배경에 나오는 숲.

 

 2주동안 캐나다 서부를 지나  미국 서부를  자동차로 여행했다. 운행거리만 6,720 Km.

 운전하는라 고생하신 울신랑 1주일은 코고는것 용서해주야겠다. 

 긴 여정에 힘들었지만 아이들한테 넓은 세상을 보여준게 너무나 뿌듯하다는 울신랑.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못보고 와서 아쉽긴 하다.

 가을에 시간이 되면 캐나다 동부를 지나 뉴욕까지....

출처 : 수진초등학교 (12회) 모여라
글쓴이 : leehj (효진) 원글보기
메모 :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엇그제 아주 먼 길을 떠난 친구가 하나 있다.
그는 아주 성실했고, 패기 있었고, 가슴이 따뜻했다.


내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수술을 했던 친구...
다음 주에 만나면 오랜만에 쏘주나 한 잔 하자며 환하게 웃던 그를

영정사진으로 다시 만났다.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는 분명 누구보다도 든든한 아버지가 될 것이다.
곧 태어날 새 생명의 곁을 항상 지켜줄 것임을 믿는다.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간이역
                   신경림


배낭 하나 메고
협궤철도 간이역에 내리다
물이 썰어 바다는 먼데도
몸에 엉키는 갯비린내
비늘이며 내장으로 질척이는 수산시장
손님 뜸한 목로 찾아 앉으니
처녀적 점령군 따라 집 떠났다는
황해도 아줌마는 갈수록 한만 늘어
대낮부터 사연이 길다
갈매기가 울고
뱃고동이 울고
긴 장화로 다리를 감은
뱃사람들은 때도 시도 없이 술이 취해
유행가 가락으로 울고
배낭 다시 들쳐메고 차에 오르면
폭 좁은 기차는 마차처럼 기우뚱대고
차창으로 개펄이 긴
서해바다 가을이 내다보인다
......................................................................

아직 휴가지를 정하지 못했다.
바다를 갈까, 산으로 갈까.
아이들과 집사람까지 모두 네식구가 떠나야하는 여행준비는
언제나 복잡하고 번거롭다.


문득 아무 때나 어디로든 떠날 수 있었던
젊은 날을 추억해 본다.

그래, 이번엔 아무 곳이나
발길 닿는대로 가봐야겠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실행되기도 어렵겠지만

우리 가족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비 그친 새벽 산에서
 

                            황지우


비 그친 새벽 산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槍)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산을 내려오면
산은 하늘에 두고 온 섬이었다
날기 위해 절벽으로 달려가는 새처럼
내 희망(希望)의 한 가운데에는 텅 비어 있었다

.......................................................................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내딛는 다리가 후들거리는 가열찬 산행...

그리움도, 외로움도 생각할새 없이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너에 대한 모든 기억을 산길에 줄줄이 흘려버리고 돌아왔다.

다시는 산을 오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새벽 산의 기운을 호흡했던 것이 언제였던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오늘 문득, 다시 새벽 산을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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