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와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산  (0) 2012.09.26
기차와 소나무  (0) 2012.09.11
[스크랩] 스페이스 회원의날 (조은사람)  (0) 2012.09.11
개똥벌레  (0) 2012.09.11
Shape of my heart (Sting 곡)  (0) 2012.09.11
출처 : 추억의통기타Live스페이스
글쓴이 : 공간지기 원글보기
메모 :

'통기타와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와 소나무  (0) 2012.09.11
몸부림스,조은사람-Why Worry, Dust In The Wind, C'est la vie Medley  (0) 2012.09.11
개똥벌레  (0) 2012.09.11
Shape of my heart (Sting 곡)  (0) 2012.09.11
나무 - 김광석 프로젝트 곡  (0) 2012.09.11

 

 

'통기타와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스페이스 회원의날 (조은사람)  (0) 2012.09.11
개똥벌레  (0) 2012.09.11
나무 - 김광석 프로젝트 곡  (0) 2012.09.11
[스크랩] yesterday - beatles  (0) 2012.09.05
[스크랩] let it grow - eric clapton  (0) 2012.09.05

 

'통기타와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똥벌레  (0) 2012.09.11
Shape of my heart (Sting 곡)  (0) 2012.09.11
[스크랩] yesterday - beatles  (0) 2012.09.05
[스크랩] let it grow - eric clapton  (0) 2012.09.05
[스크랩] girl - beatles  (0) 2012.09.05

서흥 김씨 내간

                            

                         이동순
 

그해 피난 가서 내가 너를 낳앗고나
먹을 것도 없어 날감자나 깍아먹고
산후구완을 못해 부황이 들었단다
산지기집 봉당에 멍석 깔고
너는 내 옆에 누워 죽어라고 울었다
그해 여름 삼복의 산골
너의 형들은 난리의 뜻도 모르고
밤나무 그늘에 모여 공깃돌을 만지다가
공중을 날아가는 포성에 놀라
움막으로 쫓겨와서 나를 부를 때
우리 출이 어린 너의 두 귀를 부여안고
숨죽이며 울던 일이 생각이 난다
어느 날 네 아비는 빈 마을로 내려가서
인민군이 쏘아 죽인 누렁이를 메고 왔다
언제나 사립문에서 꼬릴 내젓던
이제는 피에 젖어 늘어진 누렁이
우리 식구는 눈물로 그것을 끓여 먹고
끝까지 살아서 좋은 세상 보고 가자며
말끝을 흐리던 늙은 네 아비
일본 구주로 돈 벌러 가서
남의 땅 부두에서 등짐 지고 모은 품삯
돌아와 한밭보에 논마지기 장만하고
하루 종일 축대쌓기를 낙으로 삼던 네 아비
아직도 근력 좋게 잘 계시느냐
우리가 살던 지동댁 그 빈 집터에
앵두꽃은 피어서 흐드러지고
네가 태어난 산골에 봄이 왔구나
아이구 피난 피난 말도 말아라
대포소리 기관포소리 말도 말아라
우리 모자가 함께 흘린 그해의 땀방울들이
지금 이 나라의 산수유꽃으로 피어나서
그 향내 바람에 실려와 잠든 나를 깨우니
출아 출아 내 늬가 보고접어 못 견디겠다
행여나 자란 너를 만난다 한들
네가 이 어미를 몰라보면 어떻게 할꼬
무덤 속에서 어미 쓰노라
.....................................................................

아, 우리네 삶

차라리 눈물 겹다.

그리고 너를 위하여


                               이수익


타오르는 한 자루 촛불에는
내 사랑의 몸짓들이 들어 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하여
끓어오르는 백열의 침묵 속에 올리는 기도,
벅찬 환희로 펄럭이는
가눌 길 없는 육체의 황홀한 춤,
오오 가득한 비애와 한숨으로 얼룩지는
눈물,
그리고 너를 위하여
조금씩 줄어드는 내 목숨의 길이.
...................................................

가끔씩 무겁게
휘청이는 촛불


내 뜨거운 시선을
불 한 가운데에 꽂는다.


서서히 끓어오르는 희열
쓰러질 듯 흔들리는 몸짓
터질 듯 요동치는 불꽃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눈물
눈물...


하지만
고요함은 단 한 순간도
깨지지 않았다.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사랑하며 줄어드는 황홀한 잔치


한 순간도 기다림 없는 시간 속에서
기도하며 줄어드는 고귀한 잔치

'명시 감상 4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경혜... 저 빈 마음 속 바람  (0) 2012.09.19
이동순... 서흥 김씨 내간  (0) 2012.09.10
이정하... 사랑했던 날보다   (0) 2012.09.06
고재종... 강변 연가  (0) 2012.09.03
이문재... 낙타의 꿈  (0) 2012.09.03

사랑했던 날보다


                      이정하


그대는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 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대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

얼마나 시간이 흐르면 영영 잊혀질까?

 

몇 백 통의 편지를 쓰고,
몇 천 시간의 그리움을 견디고,
몇 만 번의 기도를 올려야 잊혀질까?

 

얼마나 기다리면 깨끗히 지워질까?

'명시 감상 4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동순... 서흥 김씨 내간  (0) 2012.09.10
이수익... 그리고 너를 위하여  (0) 2012.09.06
고재종... 강변 연가  (0) 2012.09.03
이문재... 낙타의 꿈  (0) 2012.09.03
이가림... 석류  (0) 2012.08.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