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의 달인, 타격 천재 삼성라이온스 2군 감독 장효조씨의 사망 소식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아직 할 일이 너무나 많은 그 였기에 더욱 더 그러했다.

 

그의 프로야구 통산 타율 3할 3푼 1리는 어쩌면 영원히 레전드로 남을만한 대기록이다.

그랬던 그가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나갔다.

 

꼭 일주일만인 9월 14일... 프로야구 역사의 별중의 별 최동원 씨가 타계했다. 향년 53세.

 

1984년, 롯데가 최동원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해, 최동원은 284⅔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23개를 기록해 한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전설이 시작된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40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1.80, 탈삼진 35개... 혼자 4승을 따내며 롯데를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시킨다. 앞으로도 영원히 볼 수 없는 그 전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프로야구 8시즌 동안 통산 103승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대기록을 남긴 최동원 투수.

 

그들을 이제 다시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다.

 

고 장효조 감독, 최동원 투수...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고 오지 않는 사람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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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대단 하시죠~~^^* 흠!! 울 회원님들도 어깨에 힘 좀 들어가시겠시죠?ㅋㅋ

공연 무대로 쓰이는 웅장한 궁전이네요.  우와~~!!

 

영광의 1등 트로피입니다.*^^

아래 신문에도 나와있는.. ㅎ ㅎ

 

아랫 사진들은  신문과  제작년에 열렸던 대회 상황을 엮은 책을 찍어봤습니다.

(2년에 한번씩열린답니다.)

50개국이 넘는 나라가 출전했는데

선생님께서 '아리랑' (정선아리랑, 상주아리랑, 진도아리랑, 아리랑)을

부르셨다합니다. *^^

 

출처 : 박정욱 가례헌
글쓴이 : 예쁜영미 원글보기
메모 :

여행자을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

긴 휴가를 마치고 나니,
아쉽기도 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도 하다.
아마도 여러가지 이유로 멀리 가지 못한 휴가여서일게다.


하지만 나름 아주 편안한 휴가였다.
아이들과 보낸 시간도 많아 좋았고,
말 그대로 그냥 쉴 수 있는 휴가였다.


그래도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월급쟁이다 보니 좀 아쉽긴 하다.
나도 늘, 여행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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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욕


                        김지유


이쁜이 수술을 끝내고 돌아온 그녀가
펄펄 끓는 물로 소독을 한다
막 탯줄을 끊긴 아기가 목욕하듯
새로 태어난 그녀의 가랑이
넓어지고 늘어진 인생 바싹 죄어
떠나간 젊은 애인을 부르려나
열기에 움찔 놀라 두 눈 질끈 감고
다리에 돋는 소름에 담배 한 가치 빼문다
뜨거움에 찔끔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하얀 엉덩이를 주저앉힌다
아랫도리가 익어가며 죄어올수록
얼굴의 주름까지 잘라낸 듯 착각도 드는데
몇 모금 깊게 빤 꽁초를 좌변기에 던져 넣으며
좁은 대야에 엉덩이를 들이민다
맹렬한 뜨거움의 첫맛만 참고나면
덧난 사랑마저 소독 돼 새살이 돋을 듯한데
새로운 몸으로 맞이할 첫 사내 곁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마저 들어
그렇게 속고도 심장의 하초를 벌리려는
마음만은 늘 팽팽하게 조이는
정마저 질기게 탄력이 붙어 탱탱한
그녀가 피맺힌 사타구니를 좌욕 중이다
........................................................................

팽팽하게 당겨진 아랫도리로
더 커다란 사내를 깔고 앉으면
아래부터 밀려 올라오는
희열에 몸부림치게 될는지...


마음이 차 올라야
흥도 나고, 희열도 느끼고,
정화되는 법.


마음을 채우지 못하고
욕심을 깔고 앉으면
언제나 고통이 따른다.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내게 살아야 할 하루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곁을 말없이 지켜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그저 느낄 수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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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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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일기


                    이해인

 

비 오는 날은
촛불을 밝히고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습관적으로 내리면서도
습관적인 것을 거부하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그대에게
내가 처음으로 쓰고 싶던
사랑의 말도
부드럽고 영롱한 빗방울로
내 가슴에 다시 파문을 일으키네


빨랫줄에 매달린
작은 빗방울 하나
사라지며 내게 속삭이네


혼자만의 기쁨
혼자만의 아픔은
소리로 표현하는 순간부터
상처를 받게 된다고
늘 잠잠히 있는 것이 제일 좋으니
건성으로 듣지 말고 명심하라고
떠나면서 일러주네


너무 목이 말라 죽어가던
우리의 산하
부스럼난 논바닥에
부활의 아침처럼
오늘은 하얀 비가 내리네


어떠한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산에 들에
가슴에 꽂히는 비


얇디얇은 옷을 입어
부끄러워하는 단비
차갑지만 사랑스런 그 뺨에
입맞추고 싶네


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사랑 없이 거칠고
용서 못해 갈라진
사나운 눈길 거두고
이 세상 어디든지
한 방울의 기쁨으로
한 줄기의 웃음으로
순하게 녹아내리는
하얀 비, 고운 비
맑은 비가 되자


집도
몸도
마음도
물에 젖어
무겁다


무거울수록
힘든 삶


죽어서도 젖고 싶진 않다고
나의 뼈는
처음으로 외친다


함께 있을 땐
무심히 보아 넘긴
한 줄기 햇볕을
이토록 어여쁜 그리움으로
노래하게 될 줄이야


내 몸과 마음을
퉁퉁 붓게 한 물기를 빼고
어서 가벼워지고 싶다
뽀송뽀송 빛나는 마른 노래를
해 아래 부르고 싶다
......................................................

기나 긴 비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사나운 빗줄기에
시름마저 깊어져
자꾸만 젖어가는 어깨
자꾸만 되뇌어지는 상념들


눅눅해진 마음 한 곁에 촛불 밝혀 줄,
시름 한 잔 함께 기울일
따스한 햇살 같은 사람이
그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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