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박철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쓰러질 때까지
..............................................
끈이 있어 연이다
니가 있어 내가 있다
눈물이 있어 사랑이 있다
사랑이 있어 살아있다
내가 살아 있어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니 눈물이 나더라
눈물이 날까봐 하늘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히 먼 하늘 한 점이 된
가슴 한 구석 멍처럼 남은 연이 있다.
이 하늘 아래 어딘가
니가 있어 내가 있다
눈물이 있어 사랑이 있다
사랑이 있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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