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이기철
시는 녹색 대문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를 낸다
시는 맑은 영혼을 담은 풀벌레 소리를 낸다
누구의 생인들 한 편의 시 아닌 사람 있으랴
그가 걸어온 길 그가 든 수저 소리
그가 열었던 창의 커튼 그가 만졌던 생각들이
실타래 실타래로 모여 마침내 한 편의 시가 된다
누가 시를 읽으며 내일을 근심하랴
누가 시를 읽으며 적금통장을 생각하랴
첫 구절에서는 풀피리 소리 둘째 구성에서는 동요 한 구절
마지막 구절에서는 교향곡으로 넘실대는 싯발들
행마다 영혼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들
나를 적시고 너를 적시는
초록 위를 뛰어다니는 이슬 방울들
..........................................................
흐린 날은 흐리니 좋고,
맑은 날은 맑아서 좋고,
비가 오시는 날은 비가 오니 좋고,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니 좋네요.
좋은 데 어디 이유가 있나요?
그냥 좋은 것이지요.
의미없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쓸데없는 데 생각이나 시간을 소비하는 것,
필요없는 일에 정력을 낭비하는 것,
모두 분별해서 정리해야 할 것들입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지나고 나면 우리 삶은 생각보다는 짧은 듯합니다.
살아있음이 감사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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