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


                             천양희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

 

 

2009년의 마지막 달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새벽녘에 문득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 생각에 쫓겨 잠이 깼다.
매운 겨울 바람에 차가울 대로 차가워진 바깥 풍경을 내려다 본다.


그래,

언제나 나를 키우는 것은 바람...
언제나 나를 깨우는 것은 눈물...
언제나 나를 세워주는 것은 마주잡은 너의 따뜻한 손...

언제나 지나간 시간은 아름다운 것
그렇게 믿고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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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
-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81명의 그림책 원화 403점 전시
- 초대작가 로베르토 인노첸티 (Roberto Innocenti) 작품 전시

 

로베르토 인노첸티 (Roberto Innocenti) 작품 

 

 

 

공연기간 : 2009년 12월 23일 - 2010년 3월 1일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람시간 : 오전 11시~오후 7시 (6시 입장 마감)
관람요금 : 성인 10,000원, 유치원, 초중고생 7,000원
홈페이지 : www.bologna.co.kr
문의 : (02)2106-5484, 5485

 

전시장을 다녀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겸해서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 전시장을 다녀왔다.

이탈리아, 일본, 이란, 러시아, 한국 등 세계 여러나라의 좋은 그림책 원화 작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베이징 (국민서관)' 의 일러스트레이터 마누엘라 카폰의 작품들과,

초대작가인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있었으면 더 많은 작품을 자세히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展 (Georges Rouault : le sacré et le profane)
         - 새로운 시대에 20세기의 한 거장과의 만남
 
작품 설명

해외에 처음 소개되는 퐁피두의 미공개 Rouault 컬렉션
퍼레이드 (Parade, 1907~1910년 경),
견습생 (L’Apprenti-ouvrier, 1925),
부상당한 광대 (Clown blessé, 1932),
그리스도의 얼굴 (La Sainte Face, 1933)
 
등과 같은 대표작과 스테인드글라스 한 점을 포함한 17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고전적인 회고전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이제까지 대중에게 보여진 적이 없는
작가의 미완성작들을 소개한다는 데에 있다.
루오의 아뜰리에에 있었던 작품들로 이루어진 이 컬렉션은
루오의 미망인 마르뜨 루오(Marte Rouault) 여사에 의해 1963년 국가에 기증된 것으로,
해외에서는 물론 프랑스에서도 1970년대 이후로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의 밖에서 소개된 적이 없다.

다수의 미완성작들과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루오의 아뜰리에의 비밀 안으로 들어와,
그가 제일 좋아하며 즐겨 사용하던 방식인 « 형태forme · 색채couleur · 조화harmonie »를 발견하게 한다.
놀라운 자유와 감성을 지닌 이 작품들은 관람객을 작가의 내면의 작품 세계 안으로 빠져들게 한다.
전시의 네 단락을 통해서,
관람객은 가벼운 마티에르와 푸르스름한 분위기 안에서 표현된 서커스를 다루고 있는 그의 초기작품부터,
색채가 폭발하고 마티에르는 더더욱 두터워진 후기 작품들까지 루오 화풍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 종교화의 코드를 넘어서 새로 발견하는 Rouault
본 전시는 루오의 작품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미디엄(medium)과 창조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화가 루오를 단지 종교적 범위 안에서만
국한하여 보아서는 안된다. 조르주 루오는 세속과 신성을 혼합하여 그 구분조차 모호하게까지 만들면서 종교화(宗敎畵)의 코드를 뛰어넘는다.
처음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지만, 루오의 붓 아래에서 이 두 세계는 그 어디에도 비길 데 없는 신성성을
모든 작품에 부여하는 공통의 표현을 찾아낸다.

-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각기 다른 분위기의 네 단락 구성
공간디자인은 각각의 네 단락을 위하여 특별히 조성한 분위기를 통해 루오의 작품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구상되었다.
서커스를 위한 축제 분위기, 미완성작들을 위한 풍요로운 분위기,
대표작 미제레레(Miserere)를 위한 모든 것을 모은 듯한 분위기,
그리고 후기작들을 위한 친밀한 분위기는 각각의 작품들과 훌륭히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에게 루오의 작품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와 함께 두 영상물이 루오의 작품들 안에서 소개되며 전시를 완성하게 된다.
내면의 고뇌와 성찰을 정열적이고 강렬한 색채와 터치로 그리고 있는 루오의 작품들은,
그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공연기간 : 2009.12.15(화) ~ 2010.03.28(일)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공연시간 : 11:00-19:00 (3월~10월 11:00-20:00)

*전시없는 날 : 2009.12.28 / 2010.1.25 / 2010.2.22 / 2010.3.29
 
관람요금 : 성인 1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8,000원

 

 

르네상스 프레스코 걸작 재현전

 

- 중세와 르네상스 예술을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거장 20명의

프레스코화 재현작품 51점 전시

 

작품 설명

 

프레스코화는 르네상스 예술의 진수를 담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다.

당시 종교와 역사, 시대관을 그대로 담고 있는 프레스코는 지난 600여 년의 세월 동안 고정된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과 무관심, 전쟁, 자연재해에 의해 조금씩 부식되고 빛을 잃어 왔다.

이런 프레스코화를 실물과 동일하게 재현해내는 기법이 ‘아프레그라피’라고 한다.


이태리 최고의 아프레그라피 전문가인 라짜리 가문은 600년 역사의 르네상스 프레스코화를 보존하고

인류에게 새로운 문화상속의 가치와 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51점의 명화를 재현해 내었다.

51점의 재현된 프레스코 걸작들을 통해, 세계 최초로 한정된 벽에서 벗어나 르네상스 시대 성화예술의 정수와

정신을 한국에서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기간 : 2009.12.18(금) - 2010.02.21(일)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시간 : 11:00-19:00 (매주 금요일 21:00까지)
* 전시없는날 : 2009/12/28 2010/1/25
관람요금 : 성인 13,000원, 초중고생 10,000원, 미취학어린이 8,000원  

 

  

아바타(Avatar) 포스터

     

감독

주연
샘 워딩튼 샘 워딩튼 (Sam Worthington) 제이크 설리 역  
조이 살디나 조이 살디나 (Zoe Saldana) 네이티리 역  
시고니 위버 시고니 위버 (Sigourney Weaver) 그레이스 어거스틴 박사 역  

영화 아바타(Avatar)

탄탄한 대본과 구성, 흥미진진한 진행, 환상적이고 멋진 장면 하나 하나, 배우들의 명연기...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참 좋은 영화였다.

 

 

뮤지컬 영웅 (2009.10.26~12.31 LG아트센터)

( 화~금 저녁 8시 / 토 3시, 7시 / 일,공휴일 2시, 6시)
VIP 120,000 / R 100,000 / OP 90,000 / S 80,000 / A 50,000

 

 

 

제작 시점부터 많은 화제를 뿌렸던 '뮤지컬 영웅'을 보고 왔다.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 제작되었던 뮤지컬로 기대를 많이 모았고,

관객동원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내와 함께 본 회에도 빈 객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안중근 의사 일대기 요약

 

안중근은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부 수양산 아래서 부친 안태훈과 모친 조마리아 사이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적부터 그는 불의에 맞서고, 정의의 편에 서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았던

강직하고 의로운 사람이었다.

1905년 한일 협약이 조인되자, 그는 대한제국이 독립할 때까지 술을 끊기로 맹세하게 된다.

그 후로 전재산을 털어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을 하고, 재정마련을 위해 석탄상을 운영하나

일본인의 방해로 크게 손해를 보게 된다.

국채보상회에 가담하여 활동하는 등 문명개화와 국권회복에 앞장서던 안중근은,

1907년 드디어 이토 히로부미가 강제로 정미칠조약을 통해 황제를 폐위시키고, 군대를 해산시키자,

북간도로 건너가 무장투쟁의 길로 들어선다.

 

 

같은 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엄인섭, 김기룡과 의형제를 맺고 의거를 도모하던 그는 한국 최초의 

해외 독립군 부대인 '대한 의군'이 창설되자, 총독 김두성, 대장 이범윤과 함께 참모중장으로 선출되어

두만강 지역에서 전쟁을 준비한다.

1908년 6월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회령 등지에서 수차례 의병전쟁을 치른다.

일본군의 습격으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 다시 북간도로 돌아온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 수찬 등지를

돌며 교육, 조직활동을 벌인다.

 

 

1909년 엔치야에서 동지 열두 명과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맹세하며 '단지동맹'으로 결의를 다진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대동공보사 라는 신문사를 거점으로 활동을 모색하던 중, 이토 히로부미의

만주시찰 소식을 듣고 우덕순과 함께 하얼빈 역에서 거사를 준비한다.

10월 26일 아침 하얼빈역 플랫폼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이후 뤼순 감옥에 수감된다.

1910년 2월 7일 부터 12일까지 관동도독부 뤼순 법원에서 열린 여섯번의 공판에서 안중근은 이토의 죄악과

거사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진술하였으나, 결국 일제 사법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옥중에서도 자서전 '안응칠 역사'를 탈고하고, 사형 선고 후에도 '동양평화론'을 집필한다.

마침내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32세로 사형이 집행된다.

하지만 그의 유해는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어 서거 100년이 된 지금까지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공연을 보고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무수히 사라져간 동지들의 피와

대한의 독립을 위해 단지(斷指)하는 젊은 청년들, 그 속에 안중근이 있다.

그들이 처했던 망국(亡國)의 울분, 안타까운 젊은 피와 눈물을 생각하니, 

가슴이 꽉 막혀오고 그 분노와 눈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공연 시작부터 중간 휴식, 막이 내리는 그 순간까지, 아니 그 이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아팠다.

 

2천만 대한의 공적이며 동양평화의 교란자인 조선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향한 서른 한살의 대한제국의 군인

안중근 의사의 총격은 일본제국을 향한 대한제국의 경고였으며, 항일전쟁의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그 후, 한일합방과 36년의 강점기를 거치며, 해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 청산되지 않고 있는 그 역사의 아픔을 우리는 고스란히 대물림하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을 해방된지 55년만에 발간하는데도, 수많은 저항과 논란에 휩싸이게 되고, 한술 더 떠

그 본의마저 퇴색시키기 위한 갖은 술책과 보도가 난무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게다가 그 친일 후손들이 이 나라의 대부분의 정계와 학계, 언론계와 재계의 중심인물들이며,

게다가 안중근 의사처럼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던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은

철저히 외면당하거나 심지어는 빨갱이로 몰려 피폐해진 삶을 살게되는 나라이니,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참담한 일이 아닌가?  정신이 깨어있어야, 살아있어야, 바로서야 그 나라의 미래가 있다.

 

어쨌든 참 좋은 작품이었다. 공연이 올해 말까지로 얼마남지 않아 아쉽다 싶었다.

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


허무의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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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and POP ART (2009. 12.12. ~ 2010. 3. 7)

 - 63 스카이아트 기획특별전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 63 스카이아트 기획특별전 홈페이지 소개글 >

 

이번 <LOVE and POP ART>전은 연말 연시에 어울리는 '사랑'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팝아트 대표 작가 5명의 작품들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함으로써, 모든 관람자들에게 화려함과 동시에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자 합니다.
‘사랑’은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이자 기쁨 그리고 행복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가족의 사랑, 연인의 사랑, 친구 혹은 동료간의 사랑 등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찾고 갈망합니다. 따라서 '사랑'은 오랫동안 전 세계 예술가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표현하는 주제였습니다. 이러한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양식이나 표현기법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이번 전시는 유명 팝 아티스트 5인의 수준 높은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관람자는 사랑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함으로써 가슴 가득 따뜻함을 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강렬한 표현으로 여인을 그린 탐 웨셀만부터 대중소비사회를 반영하여 작품을 만든 앤디 워홀, 글자 형태를 작품화한 로버트 인디애나, 만화적 기법을 차용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형상을 도안화한 키스 해링의 작품까지 작가 별로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팝아트에대한 다채로운 이해의 장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개관 시간
월~일요일 10:00~22:00 (매표마감 21:30)

 

관람요금
개인 : 어른 12,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10,000원
단체(20명이상) : 어른 9.500, 청소년 8,500원, 어린이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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