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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강영은


캄캄한 어둠을 더듬어
목숨의 심지를 세운다
둥근 고리의 문 안
무덤처럼 쌓이는 촛농
점점 커지는
저 무덤은 촛불의 집이다
일렁이는 그림자를 벽에 던지며
녹아내리는 슬픔은
온전히 그의 몫이지만
화농의 상처로 단단해진
생의 내벽이 그러하듯
둘레의 어둠을 껴안은
집의 내부는 뜨겁다
무명심지 같은 목숨이
生을 끌어안을 때
가물거리며 다시 일어서는 불빛


가장 단단한 심지는
우리 내부에서 만들어진다
......................................................

너 그리고 내 삶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매순간 내 행복에 집중하는 것.

 

너 그리고 내 삶의 방향이 옳다면
너무 멀리 가버려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꼭 제 길로 돌아오지
저절로 다 밝아지지.

 

늘 여기가 어디인지를 물어야 하는 게
기도 아닌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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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7월 11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공연장에서 밴드 공연을 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뭐였을까?

언제나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걸 제일 좋아하던 나였다.

여러 사람과 호흡을 맞춰서 밴드를 한다는 건 이래저래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각자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오직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뭉쳐서

돈도 안되는 일을 하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 쓰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은 어떤 장르이든 공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보고 싶은 곳이다. 

공연의 메카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내겐 그저 꿈의 무대였다.

스물 몇 살쯤... 아마도 기타를 들고 왔었겠지. 조용히 한 켠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를 불렀었지.

서른 되기 전 어느 가을에도 그해 겨울에도 이곳 마로니에 공원(문예회관 옆 마당) 을 뛰어다녔지.

누군가가 연주하고 있으면 그저 그럴 수 있다는게 부러웠겠지.

오늘 드디어 우리 밴드 식구들과 함께 공연을 했다.

열기는 아주 뜨거웠고 연주는 아주 즐거웠다.

온 몸이 땀에 젖었다.

마지막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피로가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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