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강영은
캄캄한 어둠을 더듬어
목숨의 심지를 세운다
둥근 고리의 문 안
무덤처럼 쌓이는 촛농
점점 커지는
저 무덤은 촛불의 집이다
일렁이는 그림자를 벽에 던지며
녹아내리는 슬픔은
온전히 그의 몫이지만
화농의 상처로 단단해진
생의 내벽이 그러하듯
둘레의 어둠을 껴안은
집의 내부는 뜨겁다
무명심지 같은 목숨이
生을 끌어안을 때
가물거리며 다시 일어서는 불빛
가장 단단한 심지는
우리 내부에서 만들어진다
......................................................
너 그리고 내 삶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매순간 내 행복에 집중하는 것.
너 그리고 내 삶의 방향이 옳다면
너무 멀리 가버려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꼭 제 길로 돌아오지
저절로 다 밝아지지.
늘 여기가 어디인지를 물어야 하는 게
기도 아닌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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