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원제 L'Ange disparu) 국민서관 그림동화 105

막스 뒤코스 글 ․ 그림┃길미향 옮김값 13,000원

 

 

 

 

신종플루가 남의 얘기인줄만 알았는데, 근처 학교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휴교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적잖이 당혹스럽다.
더구나 환절기라 1학년짜리 큰아이도, 병설유치원
다니는 작은 아이 모두 신경쓰이기는 매한가지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통신문에 '머릿니가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통보가 날아왔다.
별 생각없이 큰 아이를 씻겨서 엎어놓고, 머릿속을 한참을 뒤적였다.
이게 웬일인가?


나 30년만에 처음으로 머릿니를 봤다. 반짝이는 하얀 알도...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말끔히 (?) 처리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아 정말 죽는줄 알았다...


그 후로 아이들이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옷을 벗기고,
화장실로 직행시켜 손발을 씻기는데...
시키는 어른이나 당하는 아이들 모두 서로 번거롭기 짝이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머릿니... 직접 보면 다 알게 된다...)


암튼 그 사건 이 후로 아이들 개인 위생에 극도로 예민해져...
목욕 마치면 나와서 머릿속을 샅샅이 뒤지고,
자는 아이들 머릿속 뒤지기도 수시로 한다... 서로 참, 피곤한 일이다.


서점에 갔다가 눈에 확 띄는 책이 있어 집어들었다가, 옳다구나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데 '머릿속에 뭐가 산다는데...' 부터 우리 아이들 넘어간다.


머릿속에서 하나 둘 뭐가 튀어나올 때마다 죽는다고 배꼽을 잡고 구르고 난리가 났다.


나도 경험치(?)가 쌓일만큼 쌓였으니 재미있을 수밖에...
두 녀석도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으니 어지간히 재미있었나보다.
오랜만에 신나게 책을 함께 읽었다.
이런 그림책 어디 또 없나?


목욕하러 들어갔더니 두 녀석 모두 서로 먼저 머리 감겠다고 머리를 들이민다.
와... 효과만점!!!  이 정도 일줄이야... (아이들 반응에 놀라고 있다 ^.^;;;)

 

 

 

 

 

 막스 뒤코스 글ㆍ그림 / 길미향 옮김/ 2009년 4월/ 국민서관/ 13,000원

 

한마디로 놀라운 그림책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놀라운 현대 미술, 건축, 디자인의 거장들의 명작들이 그림책 곳곳에 숨겨져 있다.

피카소, 몬드리안, 앤디 워홀....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 하나 실마리를 풀어가며 찾아가는 흥미로운 진행과

누구나 꿈꾸는 엄청난 규모의 화려하고 멋진 집의 풍광이 잘 어우러져 책읽기의 묘미를 더 한다.

사실 미술, 건축, 디자인 등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있다.

이 책을 둘러보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넘기던 것들이 바로

현대미술, 건축,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8살 딸과 6살 아들은 어젯밤에도 약속이나 한 듯, 이 책을 들고 나타났다. ^ㅇ^;;;

- 내용은 너무나 재미있지만, 길어서 읽어주기는 만만치 않다. -

 

수십번을 읽었건만 아직도 재미있다.

우리 아이들의 흥미도 당분간 계속될 듯 하다... (@_@);;; 걱정 걱정...

 

어쩌면 모든 게 이대로 머물 수도 있어.
아마 파울라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홀로 하늘에 떠 있다가
어느 날 불쑥 내려올지 몰라.
어쩌면.
하지만 인생이란 종종
눈송이와 같지.
하늘과 땅 사이를 맴돌며
언제까지나 바닥에 내려앉지 않을
것처럼만 보이는.

사실은 이래.
어떤 눈송이든 언젠가는
땅에 떨어져.
알고 보면
삶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고,
따분한 시간들도 어느 날
따분하지 않게 돼.
외로움이 짐을 꾸려 자기가 살던
거친 들판으로 돌아가게 되면.
 
           - '파울라 날다' 본문 중에서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