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심재휘
새들이 깃털 속의 바람을 풀어내면
먼바다에서는 배들이 풍랑에 길을 잃고는 하였다
오전 11시의 봄날이 이렇게 무사히 지나가는 것은
저 작은 새들이 바람을 품으며 날기 때문인 걸
적막한 개나리 꽃 그늘이 말해줘서 알았다
이런 때에 나는 상오의 낮달보다도 스스로
민들레인 그 꽃보다도 못하였다
나를 등지고 앉은 그 풍경에
한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
나는 바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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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구멍이 몇 개나 되는 줄 아니?
무수히 많아.
매일 그 수많은 구멍에
때가 끼고 먼지가 쌓여
그 수많은 숨구멍을 자꾸 막아.
그래서 항상 씻어내고 닦아줘야 해.
숨 쉬고 살아야 하니 그렇게 해야 해.
늘 청결하고 부지런해야 하지.
그렇게 사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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