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사랑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송이 눈
.................................................................
봄이 지척인가 싶었는데
아침부터 묵직하게 내려앉은
허공 따라
팔랑팔랑
가볍디 가볍게
봄 눈이 날린다.
하늘과 땅 사이를 맴돌며
언제까지나
바닥에
내려앉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이제 이별하자는가?
바닥에 내려앉은
흔적조차 말끔한...
'명시 감상 6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유찬... 길을 찾는 영혼 (0) | 2014.03.17 |
---|---|
고은... 새싹 (0) | 2014.03.14 |
이병률... 있고 없고 (0) | 2014.03.13 |
박후기... 빗방울 화석 (0) | 2014.03.10 |
나희덕... 흔적 (0) | 2014.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