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Ivan Ivanovich Shiskin (숲 속 In grove / 1865) 이 숲에 들어설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은 거덜 나 있었습니다. 마음은 사막처럼 모래먼지가 날리고 정신은 지칠대로 지쳐있을 때.... 숲은 그런 나를 받아주고,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게 하여 골짜기 물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주었습니다. 외로움 끝에 찾아오는 고요함을, 적막 끝에 다가오는 평화로움을, 두려움 끝에 찾아오는 맑은 생각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지친 그대가 이 숲에 오신다면 숲이 나무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나뭇잎을 흔들어 박수를 치며 그대를 받아줄 것입니다. 분주한 마음으로 이 숲에 오셨다가 고요해진 마음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대 혹시 사막에 계시지 않는지요? 한 손에 경전을 들고 일사분란하게 지도자를 따라가면서도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다른 손에 무기를 숨겨둔 채 살고 있진 않는지요? 지켜야 할 수많은 계율이 있고 도처에 원수가 숨어 있으며 경쟁과 싸움을 피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면 그대는 사막에 있는 것입니다. 그대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립니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그대가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도종환 시인의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중에서 아래는 레스카페님이 올리신 "이반 이바노비치 쉬스킨 - 숲의 화가 그림 여행" 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19세기 러시아 미술사를 읽다 보면, 상추 밭에 씨를 뿌리고 난 다음 며칠 지나면 빼곡히 올라오는 여린 잎들이 생각납니다. 대단한 화가들이 동시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데 이반 아이바조프스키가 ‘바다의 화가’라면 ‘숲의 화가’라는 말을 듣는 이반 이바노비치 쉬스킨 (Ivan Ivanovich Shiskin / 1832~1898)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언젠가 썼던 기억이 나는데, 러시아 화가들이 묘사한 숲을 보면 숲의 정령들이 그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호수가 있는 풍경 Landscape with a lake / 1886) 호수 위로 맑은 하늘이 열렸습니다. 땅 위의 호수는 그 넓이만큼 하늘을 담고 있습니다. 맑고 투명한 가을 오후, 나지막한 언덕 너머로 지붕들이 고개를 내밀고 하늘과 산이 맞닿은 아스라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쉬스킨은 아버지가 좀 특이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수성가한 상인이자 고대 유물 애호가였습니다. 아들이 고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하여 볼가강 유역의 고대 불가리아 왕국의 유적지에 데려가곤 했는데 어린 쉬스킨의 머리 속에 깊고 넓은 숲이 자리를 잡는 기회였을 것입니다. (숲 속 In grove / 1865) 숲 속 얕은 곳에 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면 비가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농기구를 들고 일터로 나가는 두 여인의 뒤로 햇빛이 폭포수처럼 숲에 내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숲도 환합니다. 걸어가는 여인들이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12살 때 공립중학교에 입학한 쉬스킨은 미술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난 것은 좋았지만 그림에 대한 그의 정열이 오히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좁고 닫혀진 학교 생활의 틀에 자신을 집어 넣는 것을 싫어했던 그의 기질도 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 나는 점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는 4년째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 가는 것을 포기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고민을 많이 하셨겠지요. 오랜 고민 끝에 아버지는 아들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결심을 합니다. 좋은 아버지였습니다. 나는 좋은 아버지인가 ----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숲 속의 산책 Walk in a forest / 1869) 햇살 좋은 오후, 가족들이 숲으로 산책을 나왔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자작나무도 보입니다. 앞서 가던 개는 나무에 앉은 새가 영 거슬리는 모양입니다. 아버지에게 딸이 무언가를 조르는 듯 합니다. 난처해 하는 아버지의 자세를 보면 아마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근처 지역의 스승 밑에서 그림 공부를 하다가 모스크바 예술학교를 거쳐 상페테스부르그 예술아카데미 (Academy of Arts)에 입학합니다. 그 때 그에 대한 평가는 ‘이미 예술가 수준을 넘어섰다’ 였습니다. 대단한 재능을 보였던 모양입니다. 아카데미 학생들의 여름 순례 코스인 바라암 섬에 자주 갔었는데, 자연을 완벽하게 재현하고자 했던 그의 정열이 바라암 섬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 두 점에 녹아 들어 간 결과,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아르힙 쿠인지가 그린 ‘바라암 섬에서’ 라는 작품도 참 좋았죠. (핀란드만 근처 해안 Near coast of Gulf of Finland / 1888) 들꽃이 흐드러진 길 옆으로는 바다가 펼쳐있습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더 없이 좋아 보입니다. 살면서 저렇게 평화롭게 길을 걸어 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몇 번이나 남은 걸까 -----. 그림을 들여다 보다가 마음에 울컥 떠 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구도는 아리힙 쿠인지의 ‘크리미아 바다’ 라는 작품과 아주 닮았습니다. 물론 쉬스킨의 작품 연대가 10년 빠르지만요. 최우수상을 받은 그에게는 외국 유학을 갈 수 있는 정부의 장학금이 주어졌지만 쉬스키은 바로 떠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 많은 풍경을 그립니다. 이 점은 ‘바다의 화가’ 아이바조프스키와 똑같습니다. 상페테스부르그 예술 아카데미의 최우수 학생들의 전통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언제고 한 번 추적해보고 싶습니다. 아내가 한 마디 했습니다. 별걸 다 ------. (스위스의 너도밤나무 숲 Beech forest in Switzerland / 1863) 잘 생긴 너도밤나무가 화면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너도밤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목을 따라 갔습니다. 산에 가도 나무나 꽃 이름을 잘 모르는 저에게는 이렇게라도 제목이 붙으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스위스의 산악 풍경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말을 듣는 그의 작품 중 하나인데 스위스 여행 중에 10여장의 스케치를 했지만 나중에 회화로 완성 된 것은 3점뿐이었다고 합니다. (폭풍이 불기 전 Before a thunderstorm / 1884) 폭풍이 밀려 오는 하늘 저 편이 어둡습니다. 검은 색의 어두움이 아니라 어두운 청색이지만 화면 앞의 노란색 들풀이 주는 느낌과 대비되어 긴장감은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그의 독일 베를린과 뒤셀도르프, 드레스텐에서의 유학 생활이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곳의 권위적인 교수들의 지도 방법이 그의 기질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스러웠던 러시아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서 급기야 향수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언어 문제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프라하를 여행할 때는 생기기 돌았는데 주변에 러시아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숲 속의 양봉 Apiary in a forest / 1876) 물을 길러 오는 노인의 어깨가 구부정합니다. 생활의 무게가 한 짐 노인의 어깨 위에 내려 앉아 있습니다. 뒷 편의 오두막과 많지 않은 양봉통이 노인의 전 재산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숲은 그 안에 터전을 잡은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문득 지리산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유학생활은 그에게 또 다른 전기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스위스 쮜리히에서 에칭 기술과 펜화를 배우게 됩니다. 그의 에칭과 펜화 작품은 뒤셀도르프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쉬스킨이 남긴 기록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내게 그 놀라운 그림을 그린 러시아 화가냐고 물었다’ 조금 잘난 척 하는 느낌이 있지요? (숲 가장자리의 꽃 Flowers on an edge of a wood) 숲이 시작되는 곳에 꽃 밭이 열렸습니다. 키 작은 꽃 들을 지나면 숲이 이어지지만 눈 길은 자꾸 꽃에 머물게 됩니다. 기분이 그런가요, 키 큰 나무들이 꽃 밭을 보호하는 울타리 같습니다. 귀국 후 그는 방랑파의 회원이 됩니다. 아카데믹한 화풍의 구속에 반대하는 젊은 화가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이 모임은 러시아 전역을 기차로 돌며 순회 전시회를 갖게 됩니다. 이 모임에서도 쉬스킨은 주목을 받는 화가였습니다. 거대한 녹색 숲처럼 건강하고 즐거운 그의 성격이 모임에 모인 사람들을 감염시켰습니다. (안개 낀 아침 Foggy morning / 1885) 숲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숲을 따라 흐르는 물도 다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밤 숲과 강을 이불처럼 덮어 주었던 안개들은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루가 시작되는 숲 속의 순간을 고요하게 잡았습니다. 머리가 맑아 지는 순간입니다. 잘 먹고 잘 떠들고 가장 큰 목소리를 가진 그였습니다. 시간이 되면 그는 펜화를 그렸는데 모임에 참가한 화가들은 그의 등 뒤에서 숨을 꼴딱거리며 그의 어깨 너머로 그가 그리는 펜화를 보았다고 합니다. (폴시에 풍경 Landscape in Polessie / 1884)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는 황량함과 여유로움이 동시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볏가리 같은 것인데 저렇게 쌓아 놓은 것을 뭐라고 하는지 어휘력 빈곤과 경험 부족의 저로서는 -----. 얼마 있으면 저런 벌판을 볼 수 있겠지요. 윗 단추 두 개쯤 풀고 벌판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만경, 만경에 가면 저런 벌판이 있었습니다. (인디언 썸머 Indian summer / 1888) 봄 날 같은 화창한 날씨를 인디언 썸머라고 하는데 그림 속의 분위기는 만추의 저녁 무렵입니다. 세상이 붉게 타 올랐습니다. 짙은 단풍을 볼 때 마다 한 해의 끝은 저렇게 화려해야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한 해의 끝 만 그럴까요 ----. 물도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싣고 흘러갑니다. 그의 회화 기법은 자연에 대한 분석적인 기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끝 없는 숲의 형태를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몇몇 평론가들은 색깔이 입혀진 그림이지만 생명력이 없다는 평을 합니다. 생명력 ---? 평론가들이 말하는 생명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하던 쉬스킨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완벽하게 정리된 작품들을 완성해 갑니다. (한 낮, 모스크바 근처 Noon, view near Moscow / 1869) 아, 정말 장쾌한 풍경입니다. 화면의 3분의 2를 하늘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빛으로 꽉 찼습니다. 벌판을 가로지르는 길은 황금색 벌판 사이로 끝없이 흰 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멀리 뻗어 있는 길만 보면 발을 멈추는, 눈길을 고정 시키는 병이 이 작품을 보면서 여지 없이 재발하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은 평론가들로부터 ‘환희의 송가 (Song of joy)’ 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렇죠, 환희의 송가가 어울릴 법한 작품입니다. ( 전인 미답지 Backwoods /1872) 넘어져 있는 나무들 위로 이끼가 내려 앉았습니다. 나무 잎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한 쉬스킨의 공력이 놀랍습니다. 그의 별명이 ‘숲의 황제’ ‘ 외로운 참나무’ ‘ 늙은 소나무’ 였다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늙은 소나무는 아마 나이 들어서 얻은 별명이겠지요? (시골집 마당 Country courtyard) 화면의 대부분이 황토색입니다. 쉬스킨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우리에게도 편한 정경입니다. 시골 안마당은 어딜 가도 같은 모양입니다.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다차라는 주말 별장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참 부러운 문화인데 쉬스킨의 많은 작품이 다차에서 완성 되었습니다. (북쪽 In the North wild / 1891) 차가움과 고요함 그리고 쓸쓸함이 눈을 뒤집어 쓰고 서 있습니다. 달 빛이 비치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북쪽은 끝없이 펼쳐진 평원입니다. 나뭇가지를 부러뜨릴 듯이 쌓인 것은 눈이 아니라 세월 속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생겨난 그리움입니다. (겨울 Winter / 1890) 처음 이 작품이 사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환한 낮과 밝은 계절을 그린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 특이한 것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그의 인생의 겨울이 언젠가 찾아 봤습니다. 그는 두 번 결혼 했고 두 번 다 아내와 사별했습니다. 아이들도 그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남자로서, 부모로서 이 보다 더한 고통도 없었을 것 같은데, 그의 그림에서는 그런 슬픔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그림을 보자 쓸쓸한 그의 인생이 떠 올랐습니다. (폭풍 전의 숲 Forest before thunderstorm / 1872) 아직 폭풍의 징조는 보이지 않습니다. 폭풍을 직감한 새 한 마리가 목을 추기고 있고, 또 한 마리는 나뭇가지에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폭풍 전야’의 고요함입니다. 그의 대표작들은 러시아 풍경화의 기준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40여 년의 화가 생활 중 수 백 점의 회화와 수 천 점의 드로잉을 남긴 그는 ‘숲 속의 왕국 (Forest kingdom)’이라는 작품을 그리다가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숲 속 시내 Brook in a forest / 1880) 쉬스킨은 또 다른 러시아 풍경화의 대가 이삭 레비탄에 비해서 그 시대 대중들로부터의 명성은 떨어졌지만 숲의 묘사에 관한 한 최고였습니다. 특히 젊은 화가들 사이에서는 말이 필요 없는 권위자였습니다. 오늘도 러시아 숲 어디선가 쉬스킨은 숲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겠지요. потрясающе! Rain in an Oak Forest View in the Vicinity of St. Petersburg. 1856. In the Grove. 1869. Promenading in the Forest. 1869. Willows Lit Up by the Sun. 1860s-1870s. Gathering Mushrooms. 1870. Path in a Forest. 1880. Deciduous Forest. Misty Morning. 1885. Pine Forest. 1885. Oak-Trees. 1886. Mixed Forest. Shmetsk Near Narva. 1888. The Mordvinovo Oaks. 1891. Pond in a Old Park. Study. 1898. Grove by the Pond. Preobrazhenskoye. 1896. Landscape with a Woman. 1872. The Teutoburg Forest. 1865. View near Dusseldorf. 1865. Morning in a Pine Forest. 1889. Portrait of Ivan Shishkin Portrait of Ivan Shishkin by Ivan Kramskoy, 1880. Ivan Ivanovich Shishkin (Russian: Иван Иванович Шишкин, 25 January 1832 – 20 March 1898) was a Russian landscape painter closely associated with the Peredvizhniki movement. Shishkin was born in the town of Elabuga of Vyatka Governorate (today Republic of Tatarstan), and graduated from the Kazan gymnasium. He then studied at the Moscow School of Painting, Sculpture and Architecture for 4 years, then attended the Saint Petersburg Imperial Academy of Arts from 1856 to 1860, graduating with the highest honors and a gold medal. He received the Imperial scholarship for his further studies in Europe. Five years later Shishkin became a member of the Imperial Academy in St. Petersburg and was professor of painting from 1873 to 1898. At the same time, Shishkin headed the landscape painting class at the Higher Art School in St. Petersburg. Blue Autumn  / Claude Choe
출처 : 화실Emotion
글쓴이 : 은별 원글보기
메모 :

스프링 어웨이크닝 (Spring Awakening)

 

 

 

기 간 : 2009.06.30(화) - 2010.01.10(일)
장 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화-금 20:00 pm, 토-일 15:00 pm/ 19:00 pm)
※ 월요일 공연 없음

홈페이지 www.springawakening.co.kr

 

 

작품설명

2009년 6월, ㈜뮤지컬해븐 제작으로 국내 공연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뮤지컬이다.
국내 공연 확정 이전부터 언론과 뮤지컬 매니아들의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 5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같은 해 12월 평단과 대중의 극찬 속에 브로드웨이로 무대를 옮겨 공연되었다. 그리고 2007년, 제 61회 토니상 11개 부문 노미네이션, 8개 부문(작품상/연출/남우조연/작곡/안무/대본/편곡/조명) 수상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 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이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의식의 첨예한 대립을 그려낸다. 인습과 규범에 얽매인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청소년들의 방황과 불안한 심리는, 팝 싱어송라이터 ‘던컨 쉭(Duncan Sheik)’ 의 강렬한 비트를 지닌 록음악과 극작가 ‘스티븐 세이터(Steven Sater)’의 대담하면서도 시적인 가사로 드러난다. 또한 ‘빌 T.존스(Bill T. Johns)’의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안무는 각 인물들의 가슴 속에 억눌린 욕망을 육체의 언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해 낸다.
충동과 열정이 공존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격렬한 록 음악과 격정적인 안무, 파격적인 연출로 풀어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공연 관계자들은 물론 매니아들이 가장 기대하는 뮤지컬로 손 꼽는 작품이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한국 공연은 ㈜뮤지컬해븐 제작으로 2009년 6월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작품 줄거리

1891년 독일, 어른들이 지배하는 세상. 어리고 아름다운 벤들라(Wendla)는 자신의 신체적 변화와 아이의 탄생에 대한 의문을 엄마에게 묻지만 벤들라의 엄마는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야단만 친다. 모리츠(Moritz)는 사춘기의 격정에 휩쓸려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지만, 선생님은 신경도 쓰지 않고 회초리로 수업에만 집중할 것을 명령한다. 똑똑하고 겁 없는 소년 멜키어(Melchior)는 혼란스러워하는 모리츠를 돕기 위해 신체적 변화에 대한 사실적인 글을 그에게 전달한다.
어느 오후, 숲 속 깊은 곳에 멜키어와 벤들라는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격정에 곧 서로를 부둥켜 안고 몸을 맡기게 된다. 한편, 시험에 낙제한 모리츠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유일하게 의지했던 어른인 멜키어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실망감을 느낀다. 절망에 빠져 미쳐버린 모리츠가 자살하자 학교는 그에게 자살동기(도덕적 타락)를 부여한 사람으로 친구였던 멜키어를 지목하고 내쫓는다. 동시에 벤들라는 무지 속에서 멜키어와 가졌던 관계로 인해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은 세상과 그리고 어른들과 힘든 싸움을 펼친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한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 거지

눈 씻고 찾아 봐도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

어쩜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아도 이 사람은 이해해주겠구나 생각 들게 해주던...

 

자기 몸 아픈 것보다 내 몸 더 챙겼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던 한 사람입니다.

내가 감기로 고생할 때

내 기침 소리에 그 사람 하도 가슴 아파해

기침 한 번 마음껏 못하게 해주던 그런 사람입니다.


지금 그 사람 나름대로 얼마나 가슴 삭히며 살고 있겠습니까?

자기가 알텐데...

내가 지금 어떻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을 텐데...

언젠가 그 사람 이런 얘길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멀리 있어야 아름답다고...


웃고 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내가 왜 웃을 수 없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과 하도 웃어서 너무너무 행복해서

몇 년치 웃음을 그 때 다 웃어버려서

지금 미소가 안 만들어진다는 걸

웃고 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인연이 아닐 뿐이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 사람 끝까지 나를 생각해 주었던 사람입니다

마지막까지 눈물 안보여 주려고 고개 숙여 얘기하던 사람입니다.

탁자에 그렇게 많은 눈물 떨구면서도

고개 한 번 안들고 억지로라도 또박또박 얘기 해주던 사람입니다.

울먹여 얘기해서 무슨 얘긴지 다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이 사람 정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알 수 있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거지,

눈 씻고 찾아봐도 내게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인연이 아닐 뿐이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정말 내게는 그런 사람 없습니다.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 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

 

달콤한 치자꽃 향이 솔솔 풍기는 듯 합니다.
수녀님의 말처럼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필라코리아 2009 - 제24회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

 

기 간 : 2009년 7월 30일 - 8월 4일

장 소 : COEX 인도양홀

무료 관람

http://www.philakorea.com

소나기 같이, 이제는 가랑비 같이


                                               서정윤


소나기같이 내리는 사랑에 빠져
온몸을 불길에 던졌다
꿈과 이상조차 화염 회오리에 녹아 없어지고
나의 생명은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불꽃이 되어 이글거렸다.


오래지 않아 불꽃은 사그라지고
회색빛 흔적만이 바람에 날리는
그런 차가운 자신이 되어 있었다.
돌아보면
누구라도 그 자리에선 그럴수밖에 없었겠지만
순간의 눈빛이 빛나는 것만으로
사랑의 짧은 행복에 빠져들며
수많은 내일의 고통과 바꿀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폭풍지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자리
나의 황폐함에 놀란다
이미 차가워진 자신의 내부에서
조그마한 온기라도 찾는다
겨우 이어진 목숨의 따스함이 고맙다


이제는 그 불길을 맞을 자신이 없다
소나기 보다는 가랑비 같은 사랑
언제인지도 모르게 흠뻑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반갑다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잔잔함을 지닌 채
다가오는 가랑비
한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그대의
여린 날갯짓이 눈부시다
은은한 그 사랑에 젖어있는 미소가
가랑비에 펼쳐진다

................................................................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시 밝아올 날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폭풍처럼 지나간 시간은 지나고 나면

밝은 햇빛 눈부시게 빛날 날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절정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일 또 가랑비가 내리면

다시 그 눈부심에 미소지을 여유가 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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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co (28' à l'ombre)
     
                                          Jean François Maurice


Monaco                                               모나코의
28 degrés à l'ombre                              너무도 무더운
C'est fou, c'est trop                              28도씨의 그늘에서
On est tout seul au monde                    세상엔 오직 우리 둘뿐이었죠
Tout est bleu,                                      모든 것이 푸르렀고
tout est beau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Tu fermes un peu les yeux                   그대는 두 눈을 지긋이 감았고
Le soleil est si haut                              태양은 드높았지요
Je caresse tes jambes                         그대를 어루만지는
Mes mains bruluet ta peau                    내 손은 뜨거웠지요


Ne dis rien,                                         아무 말 하지마세요
Embrasse-moi quand tu voudras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를 안아주세요
Je suis bien,                                       나는 행복하답니다
L'amour est à coté de toi                      사랑이 우리 곁에 있으니까요
On est bien...                                      우리는 행복해요


Monaco,                                            모나코의
28 degrés à l'ombre                            28도씨의 그늘아래에서
Tu ne me dis plus un mot                   그대는 아무 말도 없습니다
J'éteins ma cigarettes                         나는 담배를 껐습니다
il fait encore plus chaud                      여전히 따가운 날씨였지요
Tes lèvres ont le goût                         그대의 입술은 야생과일처럼
D'un fruit sauvage                               향기가 가득했죠
Et voilà,                                             그대의 머릿결은
Comme une vague blonde                   황금빛 물결 같았죠
Tu m'emportes deja                            그대는 내 마음을 빼앗았죠
Ne dis rien,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L'amour est au-dessus de moi...         우리에겐 사랑이 있으니까요

..............................................................................................................................

 

불어가 낯설다보니 이름을 발음하기도 어렵다.

가수 이름이 '쟝 프랑소아 모리스' 정도가 될라나?

워낙 연음도 많은데다가 한글로 표기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따르겠지만....

어쨌든 멋진 중저음의 남성과 가녀린 여성보컬이 잘 어우러져 아주 로맨틱하고 다소 몽환적이기까지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곡 'Monaco'

어쩌면 '모나코' 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지 않나 싶다.

 

불타는 듯한 짙은 빨강색 앨범 커버에 멋진 남녀의 환상적인 포즈가

이 앨범의 전체 분위기를 고스란히 말해준다.

사실은 나머지 타이틀을 일일이 다 들어보지 않아도

이 멋진 곡 'Monaco' 하나로 충분하다.

아, 나도 가보고 싶다. 모나코... 지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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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성악계의 거목인 원로 성악가 오현명 한양대 음대 명예교수가

지난 6월 24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중국 만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지난 1948년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한 후

서울예고 교감, 한양대 음대 학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을 가곡 발전과 성악교육에 힘써온

한국 성악계의 산증인이다

 

'명태' (양명문 시인, 변훈 곡) 를 멋드러지게 불러주던 교수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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